이재명 만난 홍준표 "정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어"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 조정훈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홍준표 대구시장이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며 "민주당이 좀 도와주어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당부했다.
홍 시장은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방문한 이 대표와 약 30분간 면담을 갖고 "과거에는 대통령 권한이 80%였다면 지금은 국회 권력이 대통령 권력에 못지않게 5대 5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대등한 권력이 충돌하면 피해는 국민들이 본다"며 "현 정부는 정치에 노련한 사람들이 아니다.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를 풀어 나가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누구 잘못인지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원칙과 상식이 잘 관철되면 좋은데 잘 안돼서 그렇지 않나"라고 말하며 간호법 개정을 예로 들었다.
간호법 제정안에 이견
하지만 두 사람의 의견은 엇갈렸다. 홍 시장은 간호사법 통과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대통령 공약"이라며 지켜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가 "간호법 문제도 여당과 대통령이 공약했던 일이지 않나"라고 묻자 홍 시장은 "아니라던데? 간호사 처우개선은 공약이고 간호법 개정은 아니라고 하더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정책본부장이 이야기하던데?"라며 "이해조정 과정에서 대체적인 국민 동의가 있고 합의한 사안이라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통과 과정이 정상적이진 않았다. 대통령이 그걸 받아들이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이 그걸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어느 진영을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며 "옛날에는 막후에서 원로들이나 선배들이 나서서 조정을 했는데 최근에 와서는 막후 조정하는 사람들이 없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타협이 안 된다. 각 당이 가야 할 길 간다는 정치가 되다 보니 나라가 혼란스럽고 힘들어졌다"며 "지금은 적과 동지뿐"이라고 재차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대표도 "정치라는 게 이해를 조정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합리적 선의의 경쟁이 정치의 본질인데 정쟁을 넘어 전쟁 단계로 진입하는 듯해서 안타깝다"고 동의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은 현안 처리에 속도감 있고 아주 빠르다. 그런데 우리 당은 30여 년간 보면 잘못하고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김기현 대표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당 대표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며 "상임고문 해촉한다고 내가 할 말 못 할 사람도 아닌데 그걸 모르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 조정훈 |
두 사람은 지역 현안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홍 시장은 "민주당에서 이번 특별법 통과를 도와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달빛내륙철도 법률안을 우리가 거의 다 만들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해서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 대표는 "지방 도시들이 퇴락하는 게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역행하는 것"이라며 "신공항 이전 문제나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도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힘을 쏟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대구 또는 광주의 문제가 아니라 국토균형발전, 지방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며 "달빛철도 문제도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시장은 "철도망이 수도권 중심으로 돼 있고 동서 철도망은 강릉과 서울뿐"이라며 "달빛철도도 영호남 소통뿐 아니라 동서교류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동서화합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 안에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니면 힘들어진다"고 요구했고 이 대표는 "대구시와 민주당이 정기국회 전에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어 도움이 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홍 시장은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대구시민들이 식수원 때문에 고통받는 가장 큰 원인이 구미공단"이라며 "구미공단을 폐쇄하라고 할 수 없고 식수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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