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회장 아내가 금주·금연 운동에 앞장선 사연

박용미 2023. 5. 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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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한국으로 파송 받은 영국인 선교사 크리스틴 틴링은 기독학교를 방문하면서 금주와 금연 등 절제 운동을 확산하는 데 힘썼다.

한국의 절제 운동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방한한 마가렛 오스텐스타트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회장은 "오랫동안 절제 운동에 앞장선 여러분을 만나 감격스럽다"며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절제 운동은 필요하다. 하나님과 가정과 나라를 위해 이 일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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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100주년 기념식
대성그룹 창립자 아내인 여귀옥 권사 헌신
마가렛 오스텐스타트(가운데)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절제회관에서 한국의 절제 운동 100년에 대해 축하의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김영주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회장, 오른쪽은 김정주 부회장이다.

1923년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한국으로 파송 받은 영국인 선교사 크리스틴 틴링은 기독학교를 방문하면서 금주와 금연 등 절제 운동을 확산하는 데 힘썼다.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는 1883년 미국 프란시스 윌라드 여사에 의해 시작돼 현재 45개국이 가입한 국제 여성단체다. 술·담배의 해악과 중독의 위험성을 알린 틴링 선교사의 영향을 받아 그해 한국교회 여성들은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현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설립했다.

그 후 절제 운동 외에도 축첩제도 폐지와 매매춘 방지,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해온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회장 김영주)가 설립 100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용산구 절제회관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는 지금도 음주 흡연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를 설립해 임산부의 음주 및 흡연의 유해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여귀옥 권사 생전 모습.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제공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역사에는 여귀옥 권사(1923~2006·영락교회)를 빼놓을 수 없다. 여 권사는 대성그룹 창립자인 김수근 명예회장의 아내다. 1952년 대구 절제회에 가입했고 서울로 이사온 뒤에도 54년간 단체를 섬겼다. 서울로 상경하는 소녀들이 서울역 앞에서 사창가로 끌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1969년 절제회관을 신축해 그들에게 복음신앙을 가르치며 미용·편물·양재교육을 통해 자립을 도왔다.

이후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1987년에는 대구에도 절제회관을 건립했다. 이날 여 권사 탄생 100주년 기념식과 함께 대성그룹이 설립 초창기에 사용하던 서울 종로구 빌딩을 절제 운동에 봉헌하는 감사예배도 진행됐다.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아들이 10일 서울 용산구 절제회관에서 찬양을 부르고 있다.

기념식에서 특강을 맡은 조현섭 총신대 교수(중독재활상담학과)는 “중독은 회복이 어렵고 재발이 쉽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중독은 치료보다 예방이 선행돼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대한기독여자절제회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회장은 “절제 운동은 물에 빠진 위급한 사람을 건져내는 사역이자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는 사역”이라며 “지난 100년 동안 하나님의 적재적소 인도하심으로 절제 운동이 이어졌다”고 감사를 전했다.

김영주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절제회관에서 100주년을 맞은 소회와 감사를 전하고 있다.

한국의 절제 운동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방한한 마가렛 오스텐스타트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회장은 “오랫동안 절제 운동에 앞장선 여러분을 만나 감격스럽다”며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절제 운동은 필요하다. 하나님과 가정과 나라를 위해 이 일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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