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더 싸게… 압도적 수익 테슬라의 ‘물귀신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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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테슬라가 툭하면 자동차 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경쟁사들은 맥이 빠지고 있다.
테슬라 스스로도 저가 정책으로 인해 기존 소유주 반발, 1분기 영업이익 급감 등을 마주하게 됐지만 '패착'처럼 보이는 이 기조를 바꿀 생각은 없어 보인다.
테슬라의 '가격 전쟁'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단지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낮췄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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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테슬라가 툭하면 자동차 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경쟁사들은 맥이 빠지고 있다. 테슬라 스스로도 저가 정책으로 인해 기존 소유주 반발, 1분기 영업이익 급감 등을 마주하게 됐지만 ‘패착’처럼 보이는 이 기조를 바꿀 생각은 없어 보인다. 왜일까.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더 많은 돈을 벌려는 게 아닌 다른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미국에서 가격을 6차례 내렸다. 모델3는 연초보다 가격이 14% 하락하면서 이젠 기아 전기차 EV6보다도 싸졌다. 테슬라의 ‘가격 전쟁’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단지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낮췄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졌기 때문에 가격을 인하했다는 거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저가 정책이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잡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테슬라의 경영실적을 보면 매출은 1년 전보다 2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반대로 24% 줄었다. 기존 테슬라 차량 소유주들은 본인 차량의 잔존가치가 뚝 떨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고집을 꺾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7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수익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전기차 가격을 추가로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전문 컨설팅회사인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쏘 대표는 테슬라의 의도가 당장의 이익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고 봤다. 그는 “테슬라의 저가 정책은 전기차 1대당 순이익이 낮은 경쟁사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기차 1대당 평균 9574달러의 마진을 남긴다. 전기차 업체 중 가장 높다. 2위 GM(2150달러)의 4배, 현대자동차(927달러)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전기차 업체는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1대당 마진이 낮아 가격 경쟁이 붙으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며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추세여서 그들의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화살은 특히 시장 장악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를 향한다. 기존에 저가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던 샤오펑, 니오 등은 많이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마이너스 마진’이라 가격을 더 이상 내릴 수도 없다.
다른 전기차 업체들은 테슬라의 계속되는 가격 인하를 경계하는 눈치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1913년’과 비슷하다”고 했다. 당시 포드의 창업자 헨리 포드는 모델T의 가격을 인하하는 정책을 폈었는데 궁극적으로 포드를 위험에 빠뜨렸었다. 이렇게 판단하면서도 포드는 지난 2일 머스탱 마하E 전기차의 가격을 3000~4000달러 인하했다. 옌스 푸트파르켄 아우디 유럽 판매 총괄은 테슬라에 대해 “가격을 크게 올리고 내리는 전략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는 올해 1분기 적자 규모가 1년 전 8100만 달러에서 7억8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전기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억6910만 달러(약 22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로이터는 후발 전기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테슬라가 쏘아 올린 가격 전쟁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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