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속 1000억대 흑자...무료배송에도 수익 낸 쿠팡 비결
“전체 사업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다. 광고나 쿠팡이츠, 와우 멤버십 수익이 아닌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운영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품 가격을 올리거나 혜택을 축소하는 ‘고객경험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도 마진 개선을 달성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이사회 의장)가 10일 컨퍼런스 콜(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 쿠팡 실적을 발표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창업 이래 첫 연간 단위 흑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1분기 매출 7조3990억원(58억53만 달러·환율 1275.58원 기준)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갱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 20% 늘었다.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의 1분기 매출 증가율 7.7%(산업통상자원부 집계)의 세 배에 달한다.
1900만 명 구매…한 달에 13만원 지출
영업이익은 1362억원(1억677만 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1037억원), 4분기(1133억원) 이후 연속으로 1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160억원을 거뒀다. 쿠팡은 2021년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지난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내왔다.
쿠팡의 활성 고객(분기당 1회 이상 구매한 고객)은 1901만 명으로 전년 동기(1811만 명)와 견줘 5% 늘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305달러(약 38만9050원)로 8% 증가했다. 이들이 월 13만원어치를 샀다는 의미다.
조정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3073억원(2억4091만 달러)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1.8%였던 마진율은 4.2%로 상승했다. 이번 1분기엔 사상 처음으로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5753억원(4억51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에 따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은 미국 월가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하지만 쿠팡 주가는 이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로 인한 증시 동반 약세로 전날 대비 2.19% 하락한 17달러39센트에 마감했다.
김범석 “무료 배송 기준 안 높이고도 수익 내”
김범석 의장은 호실적의 비결로 우선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한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를 꼽았다. 로켓그로스는 오픈마켓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보관·포장·배송·반품을 쿠팡이 담당하는 서비스다. 직매입 사업자처럼 상품을 다음날 로켓배송으로 보낼 수 있다. 로켓그로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
소모품(냉동식품·생필품 등)뿐 아니라 비소모품(가전·가구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반품 회수율을 개선해 판매 단위당 손실도 전년 동기 대비해 30% 줄였다. 김 의장은 “일부 온라인 식료품 서비스(아마존)가 무료 배송을 철회하거나 손실을 줄이려 무료 배송 기준을 150달러로 높인 반면 쿠팡은 달러 기준 11달러(로켓프레시, 1만5000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을 제공하면서 운영 효율화와 상품군 확대로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쿠팡 앱이 대만에서 다운로드 1위를 달성하는 등 해외 로켓직구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사업·쿠팡플레이·쿠팡이츠·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엔데믹 배달 수요 감소에 따른 쿠팡이츠 매출 감소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쿠팡은 지난달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이츠 주문 5~10% 할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신세계와 멤버십 경쟁 심화될 듯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원이면 무료 시청이 가능한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의 월간 이용자수(MAU)가 지난달 기준 429만여 명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지난 달 신규 설치 건수(48만 건)도 티빙(37만 건), 넷플릭스(28만 건)보다 많았다. 쿠팡 측은 “온라인에서 쇼핑하고(쿠팡), 콘텐트를 즐기며(쿠팡플레이) 음식을 먹는(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와우 멤버십과 신세계가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의 충성 고객 확보 경쟁에 관심이 높다.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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