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판 돈 갖고 장난질"…소설로 할리우드 저격한 톰 행크스
"영화 촬영 시기와 기간, 예산을 두고 장난을 치는 건 영화 산업계의 중대한 죄악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영화 제작 책임자들이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는지 알면 놀라실 겁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국 국민배우 톰 행크스(67)가 영화계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소설을 발표했다. 40여 년동안 연기를 하며 영화판에서 겪은 현장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8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촬영장의 모든 사람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의 장편 소설가로서의 데뷔작인 『또 다른 명화 만들기』는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들인 슈퍼 히어로물 촬영장을 배경으로 한다.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해 영화 촬영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이기적인 남자 배우를 비롯해 괴짜 감독, 징징대는 배우, 알코올 중독 출연자 등이 등장한다. 배우 간의 신경전이나 성희롱 등 영화계에 만연한 문제도 언급한다. 그는 "누구로부터 영감을 받았냐"는 질문에 그저 웃기만 했다고 한다.
평단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선데이 타임스는 "행크스가 영화 제작에 대해 맨스플레인(아는 척하며 가르치려는 것) 한다"고 했고, 옵저버는 "할리우드의 식상함만 포착했을 뿐,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행크스는 "영화배우는 어떤 비평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며 "찢어지고 부딪힐 때 더 강해진다"고 답했다.
발간 초엔 세계적인 배우라는 인지도 덕분에 책을 펴낼 수 있었단 비판도 나왔다. 그는 "공평하지 않은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책의 생명은 독자를 즐겁게 하거나 깨닫게 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앞서 2017년 발간한 소설 단편집 『언 커먼 타입(Uncommon Type)』은 영국에서 23만 4000부 이상 판매됐다.
그에게 소설 집필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었다. 그는 1996년 영화 '댓 씽 유 두(That Thing You Do)'와 2011년 '래리 크라운(Larry Crowne)'을 감독했고, '맘마 미아' 시리즈 제작에도 참여했다. 행크스는 "영화 촬영장에 오래 있다 보면 이 일에 대한 호기심이 바닥난다"며 "때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만한 다른 요인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는 북미에서 네 번째로 수익을 많이 올린 배우다. 그의 영화는 북미에서 49억 달러(약 6조 4925억원), 전 세계에서 99억 6000만 달러(13조 1970억원)를 벌어들였다. 대표작으로는 포레스트 검프, 라이언 일병 구하기, 터미널,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엘비스 등이 있다. 두 차례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2014년 미 케네디 센터 명예상, 2016년 미 대통령 자유 훈장,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 등을 받았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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