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챗]딥엘 CEO "AI가 언어장벽 허문다…기업 해외진출 돕는 파트너"
"딥엘로 韓출장 준비·자녀 교육"
"AI로 생산성 향상…인간 개입은 필요"
"AI는 언어장벽을 허물어 주는 최적의 도구다."
AI 번역 서비스 '딥엘'(DeepL)의 야렉 쿠틸로브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오는 8월 딥엘 유료 서비스 한국 출시를 앞두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딥엘은 독일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다. 사람의 뇌를 모방한 인공 신경망에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정확도가 높고 자연스러운 번역 결과를 내놓는다. 챗GPT 등 생성 AI와 기본적인 원리는 같지만 번역만 집중 훈련시킨 번역 특화 AI다. 올해 기업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인정받고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기업) 반열에 올랐다. 지난 1월 시작한 한국어 서비스를 포함해 총 31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AI 번역이 업무 생산성을 높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 역시 첫 방한을 앞두고 딥엘로 출장 준비를 했다. 시장 조사를 위해 한국어 기사를 번역해 보고 프리젠테이션 준비에는 AI 작문 서비스인 '딥엘 라이트'를 썼다. 모국어인 독일어와 폴란드어 외에 다른 언어로 이메일을 읽고 쓸 때 역시 AI를 동원했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번역은 가장 지루한 업무 중 하나"라며 "엑셀이 손으로 계산하는 업무를 대체했듯 AI가 번역을 대신하면 사람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언어장벽을 낮추면 해외 진출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해외 법률이나 계약 문서를 검토하는 것부터 현지 고객들과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식이다. 딥엘 역시 전 세계에 6만여개 기업고객을 확보했다. 이 중 프랑스 웹사이트 자동 번역 회사인 '위글롯'(Weglot)은 딥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이용해 5만개 기업의 다국어 웹사이트를 관리한다. API는 레고 블록처럼 조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도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딥엘로 유료 구독자에게 영어, 중국어 기사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AI 번역을 활용하면서 번역 품질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번역가 업무를 일부 대신할 수 있지만 대체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쿠틸로브스키 CEO의 생각이다. 대표적으로 시나 소설 등 문학은 보이지 않는 예술적 가치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그는 "전문 번역가들은 딥엘로 초벌 번역을 하고 최종 수정은 직접 하는 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며 "경제가 발전하고 세계가 더 가까워지면 번역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기 때문에 AI와 사람이 각 영역에서 공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는 산업뿐 아니라 교육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작문, 번역 서비스가 대중화될수록 외국어 학습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내 자녀들도 외국어를 공부할 때 딥엘을 사용한다"며 "학습을 도와주는 AI 교사를 옆에 두고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에선 지식을 많이 쌓는 것보다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되 정확한 계산을 연습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AI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의 감독 없이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맡길 경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AI 의사가 치료법에 대해 조언했을 때 어떻게 그런 결론을 냈는지 이해해야 한다"며 "또 의사결정에 대해 사람이 통제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혁신을 가로막지 않는 수준에서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AI가 인류 전반에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도전 과제를 부여한 것도 사실"이라며 "딥엘은 AI로 전 세계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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