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공장부지 개발 좌초 위기 책임 공방…구청장의 공무원 꼬리자르기? ‘시끌’

김태우 구청장, 전결처리 문제삼아…수사 의뢰까지 거론
개발업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했는데…강서구 무리수”
인창개발 “안전성 평가는 건축허가 절차 밟으면 될 일”

김태우 강서구청장이 CJ공장부지 개발사업이 중단된 것을 담당 사무관 책임이라고 주장하자 행정청의 뒤늦은 책임 전가라는 지적이 나온다.ⓒ인창개발

김태우 강서구청장이 CJ공장부지 개발사업 중단에 따른 안팎의 논란과 관련해 담당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 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부지 건축협정 인가 취소에 대해 “허가권자인 구청장 등에게 한 번의 보고 과정 없이 권한 없는 담당 사무관이 전결로 처리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모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는 담당 사무관과 시행사인 인창개발의 유착 가능성을 제기하며 ‘수사의뢰’ 까지 거론 하기도 했다.

당초 인창개발은 지난 2월 ‘소방시설 등 관련기관(부서) 협의’가 필요하다는 사유만으로 강서구로부터 인가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이후 인창개발이 취소 통보에 반발해 지난달 24일 행정소송을 제기하자, 강서구는 돌연 입장을 바꿔사무관 전결처리 등 전혀 다른 이유를 문제 삼고 있다.

당시 건축협정 인가 처리를 담당했던 사무관은 지난 3월 강서구의 징계 의뢰로 서울시 인사위원회를 통해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다시 건축과장으로 복귀해 재직 중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시에서 지구단위계획부터 건축위원회 심의 등을 통과한 사업이 구청에서 가로막히는 일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강서구청장 직위로 관보에까지 실린 건축협정을 보고 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청장이 징계 처분을 받고 복귀한 직원에 대해 업체와의 유착이라는 아님 말고 식의 말을 언론을 통해 던지고, 수사 의뢰라는 엄포까지 놨다”며 “구의 수장이 행정 책임을 일선 공무원에게 돌리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면서 공무원들이 어떻게 업무에 집중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김 구청장은 “건축협정에 따른 맞벽건축의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인창개발이 공식적인 면담 신청은 단 한번도 없이 비선을 통한 면담을 시도해 모두 거절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구청장은 “소방, 교통 등 구민의 안전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할 기회조차 없었기에 이에 대한 재검토를 위해 협정인가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창개발은 건축허가에 따른 행정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으면 해결될 문제라는 입장이다.

인창개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건축물은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지하연계복합건축물’로 서울시의 사전재난영향성검토협의 대상이 된다”며 “절차대로 시의 협의가 진행되면 강서구청이 주장하는 소방, 안전 등의 검토 및 협의가 당연히 이뤄지게 되지만 현재 강서구청 건축과는 시 건축기획과에 협조요청 공문조차 보내주지 않고 있다”며 황당해 했다.

그러면서 “건축협정 심의 당시 소방기관이 참여하지 않았다는데 위원 명단에는 관련 담당자가 있었다”며 “다만 소방 심의위원이 사정이 있어 결석한 상황에서 심의가 통과됐는데, 이것이 문제라면 심의를 주관한 강서구의 문제다. 이후 해당 위원에게 보강질의 등 절차를 밟았으면 될 일 아니냐”고 강조했다.

공식적인 면담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2월 갑작스러운 인가 취소 후 건축과에 수차례 문제 제기를 했고, 면담도 요청했으나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후 어떻게든 소통 창구가 있는지 알아본 것인데 이를 비선이라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창개발은 지난 3월부터 강서구에 면담 요청 공문을 다섯 번이나 보냈으나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한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오는 18일 예정된 김 구청장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개발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특별감찰반 소속 수사관으로 재직하면서 공무상 비밀을 폭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만약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김 구청장은 직을 상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