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만 100억원인 그 대학…학생들 "차라리 폐교됐으면"
재정난으로 수년 새 교직원이 대거 이탈하면서 학사 운영이 사실상 마비된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가 교육부 감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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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종합감사' 착수
10일 국제대 등에 따르면 11명 안팎으로 꾸려진 교육부 감사단이 지난 9일부터 국제대와 학교법인 일선학원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 범위는 2020년 3월 이후 학교법인과 대학운영 전반이며, 감사 기간은 오는 19일까지다.
주요 감사 내용은 ▶법인 회계운영 ▶대학 운영 ▶민원ㆍ비리 제보 사항 등이다. 법인 회계운영 분야에선 그간 이사회 운영, 재산 운영, 법인과 수익사업체 재무ㆍ회계 관리 등을 들여다본다. 교직원 임용ㆍ승진 등 인사관리와 예산ㆍ회계, 연구비, 계약, 기자재 관리, 국가재정사업 집행ㆍ관리, 입시ㆍ학사운영, 장학금 등이 대학 운영 분야에서 확인할 내용이다.
감사단은 이메일을 통해 학교법인과 학교 감사 관련 비위 등 각종 제보도 받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현장조사를 했고, 이번 감사는 후속 조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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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파산 신청까지 접수
이런 가운데 임금체불 중인 전ㆍ현직 국제대 교직원 50여명은 최근 “학교 정상화 의지가 없다”라는 판단에 창원지법에 학교법인 파산 신청을 했다. 4년여간 쌓인 임금체불 규모는 100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법인 파산 신청 결과가 나오기까지 1~2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법원이 파산 선고를 내리면 파산관재인이 학교 부지나 건물 등 법인 재산 정리 절차에 들어간다. 학교 관계자는 “파산 신청이 되면, 법인에서 회생계획안 등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법인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도무지 계획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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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학교…'학사 행정 마비’
국제대는 현재 사실상 학사 행정 마비 상태다. 재정난으로 교직원 월급이 밀리면서 교수ㆍ행정직 등 교직원이 2년간 60%정도 그만뒀다. 학생과ㆍ교무처ㆍ전산실 등에만 직원 6~7명에 있을 뿐이다. 입학홍보처 사무실도 문을 닫았고, 회계과 사무실도 직원 2명이 지난 3월 말 대기 발령되면서 비었다.
지난 3월에는 전기ㆍ수도ㆍ인터넷 요금 등 각종 공과금이 밀리면서 단전ㆍ단수 위기도 겪었다. 캠퍼스 내 여러 건물은 관리할 직원이 없어 폐허를 방불케 한다. 건물 복도에는 라면 용기, 과자봉지, 삼각김밥 비닐포장지, 빈 물통 등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캠퍼스 내 건물 10여동은 대부분 폐쇄됐다.
국제대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재정이 악화했다. 당시 정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최하위권으로 분류, ‘재정지원 제한 대학’까지 지정되면서다. 정부 예산이나 학자금 대출 지원 등을 제한받았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교 지원자가 급감했고, 대학 주 수입원인 등록금이 줄자 학교 재정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2018년 2900여명이었던 재학생은 올해 450여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신입생은 27명(충원율 6.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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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속 방치된 학생들
국제대 재학생들은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학습권 보장’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항공정비사 취업을 계획했던 4학년 김모(25)씨는 “계획을 접었다”며 “졸업 때문에 1년을 더 다니려니 막막하다. 차라리 학교가 폐교돼 우릴 놔줬으면 하고 생각할 정도다. 그러면 인근 대학으로 전입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 아니냐”고 털어놨다.
진주=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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