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노선 나눠 먹읍시다"…FSC에 도전장 내민 LCC

정진주 2023. 5. 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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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호실적 올린 LCC, 몽골·인니 등으로 중장거리노선 확대
티웨이항공 항공기. ⓒ티웨이항공

올해 1분기 중‧단거리 노선 호황에 힘입어 일제히 호실적을 올린 LCC(저비용항공사)가 내친 김에 FSC(대형항공사) 독점영역에 도전하며 추가 수익원 확보에 나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그동안 FSC들이 점유했던 알짜노선과 장거리 노선 취항을 늘리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LCC들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특수를 누렸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해외여행 수요로 사상 최대 실적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CC 중에 가장 먼저 실적 발표한 티웨이항공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7억원에서 6배 늘어 3588억원, 영업이익은 388억원 적자에서 82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진에어도 전년 동기보다 매출 675억원에서 3525억원으로 4배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64억원에서 849억원을 달성하며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제주항공도 영업이익 70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2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배 넘게 늘어난 4223억원으로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4000억대를 돌파했다.


이러한 호실적 배경에 대해 LCC들은 엔데믹에 따른 주요 국가 입국 절차 완화와 계절적 성수기에 발 빠르게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도입과 승무원 지속 채용하고 일본과 동남아 수요에 적극적인 공급 확대, 화물 사업 확장 등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단거리로 돈 번 LCC가 장거리 뛰는 이유

이처럼 1분기 호조를 보인 LCC들은 알짜노선인 몽골, 인도네시아 등 중장거리 노선 확보로 수익원을 확대해 실적 호조를 이어갈 태세다.


KB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몽골노선은 인천~홍콩노선과 운항거리는 비슷하지만 항공권 가격은 3배 비싸다. 그럼에도 탑승률은 80% 이상 유지해서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수기인 6~9월 기준 왕복 항공권은 1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최근 몽골 노동자와 유학생이 증가하고 비즈니스 수요도 지속되면서 비수기에도 높은 탑승률이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몽골 정부와 항공협정으로 성수기·비성수기 취항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국내 지방공항 3곳에서 울란바토르 공항으로 운항하는 항공편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으로 관련 노선이 신설돼 운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지난해 몽골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몽골노선은 대한항공이 25년간 독점 운항해오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을 시작하며 독점 구조가 다소 해소됐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다시 독점 우려가 생겨 LCC들에도 운수권이 돌아간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전통적 관광국에서 최근 국내외 기업의 진출 러시로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중요 국가로 떠오르고 있어 항공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하고 있었지만 제주항공이 이달부터 인도네시아 관광지역인 마나도와 바탐으로 운항한다. 또 올 초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 신조기 도입으로 운수권 확대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내달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항공 회담을 통해 운수권이 확대돼 신규 운수권이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다른 LCC도 인도네시아 운수권을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시드니 노선을 취항하는 등 장거리 노선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국적 항공사 최초로 내달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정기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중장거리 지역 개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도 중대형 항공기의 무게를 줄인 친환경 운영으로 서유럽과 미주 노선까지 직항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윤철 한국항공대학 교수는 향후 LCC와 FSC의 경쟁에 대해 “LCC와 FSC는 이용하는 고객 층이 다르다”며 “LCC의 중장거리 확대로 어느정도 경쟁은 있겠지만 LCC와 FSC는 보완적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CC의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따른 이득에 대해 “원가 절감에는 기종 단일화가 제일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며 “LCC의 중장거리와 단거리 노선 기종이 달라지게 되면 본연의 원가절감 요인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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