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초읽기…정부, 내일 kWh당 '7원+α' 발표 유력
정부가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안을 오는 11일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7원가량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하고, 가스요금의 경우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정부 및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날 오전 2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정하고 막판 실무작업에 돌입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과 서민 부담 가중 등 영향을 고려해 올 1분기 요금 인상분(13.1원)의 절반 수준인 kWh당 7원가량을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현행 전기요금인 kWh당 146원보다 약 5% 인상하는 것으로 4인 가구(307kWh 사용)는 월평균 2400원 수준을 추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측에 따르면 당정 논의를 거쳐 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며, 이날 중 정부 내 최종 의사 결정이 내려지면 다음 날 조정된 전기요금을 고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 역시 정부의 요금인상 고시에 맞춰 재무구조 개선안과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규모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다음날 오전 중 요금인상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안과 함께 공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과 맞물린 물가 상승 우려와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40일 이상 미뤄왔다. 일각에선 2분기 에너지 요금의 동결될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정부가 한전의 40조원에 육박한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요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오전 전기요금 인상을 공식화하는 당정 협의가 열릴 예정이다. 비슷한 시각 전기요금 조정안을 결정할 한국전력 임시 이사회와 한전이 제출한 인상안을 심의·의결할 법적 기구인 산업부 전기위원회가 잇따라 개최될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그간 여당이 한전에 요금 인상 전 강력한 자구안 마련을 요구함에 따라 한전은 여의도 남서울본부 및 한전아트센터 건물 등의 매각, 지역사업소 통합 등을 추진하는 내용을 새로 넣은 자구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남서울본부는 자산 가격이 조단위에 달해 한전 자구안 규모가 기존의 '20조+α'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이다.
전기요금 소폭인상…한전 재무구조 정상화 부족
한편 업계 일각에선 kWh당 7원가량의 요금 인상으로는 한전의 근본적인 영업 손실 구조를 해소하기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7조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459.1%에 달했다. 한전의 지난달 기준 누적 회사채 규모는 총 77조1530억원으로 원화 장기채 69조3700억원, 원화 단기채 2조8900억원, 외화 사채가 4조8930억원에 달한다. 한전 회사채 발행 한도(104조6000억원) 대비 73.7%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2026년까지 누적 적자 해소 등 한전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대로라면 1분기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이미 오른 것을 빼고도 올해 안에 38.5원을 더 올려야 하는 셈이다.
한편 정부는 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 사태의 여파로 올해 들어 동결됐던 도시가스 요금도 함께 올릴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가 1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도시가스용 미수금은 11조원대로 증가했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해 4개월 동안 회사채(특수채)를 누적 1조4700억원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100억원) 대비 2.8배로 늘어난 규모다. 업계에서는 가스요금이 인상되지 않는다면 지난해 9조원에 육박했던 미수금이 올해 말 12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에너지 요금 가격 결정방식 변경 예고
앞으로 에너지 요금에 대한 가격 결정 방식도 변경될 전망이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 지연으로 '에너지 정치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업들의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에너지 요금은 경제 변수이므로 (정치화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장관은 대안으로 "전기·가스요금 결정 체계에 대한 용역을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했다"며 "지난해부터 용역을 실시한 결과 전기요금은 다음 달 내, 가스요금은 오는 9~10월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가스 및 전기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수렴해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고 필요한 입법 조치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앞으로 새로운 전기요금 대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되,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유한 결정 체계를 만들자는 차원"이라며 "용역 결과를 보고 전문가와 업계, 국민 의견 나아가 정치권 의견까지 포함해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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