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대학 합격선 떨어졌는데 의대는 상승…격차 더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최근 3년간 전국 의대의 합격선은 올라간 반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의 합격선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대학의 합격선도 낮아지는 추세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최상위권의 ‘의대 쏠림’이 심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종로학원이 10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최근 3년간(2020~2022학년도) 대학별 정시 입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국 31개 의대 정시 합격선이 일제히 상승했다. 전국 의대 최종등록자 중 상위 70%에 해당하는 합격생의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은 2022학년도 97.9점으로 2020학년도(97.4점)보다 0.5점 올랐다. 각 대학은 2020학년도부터 대입정보포털에 ‘합격자 70% 커트라인’을 기준으로 합격선을 발표하고 있다.

반면 의대를 제외한 자연계열 합격선은 낮아지는 추세다. 2022학년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자연계열 평균 합격선은 94.4점으로 3년 전인 2020학년도(95.0점)보다 하락했다. SKY 대학의 자연계열 평균 합격선과 전국 의대 합격선 격차는 2020학년도 2.5점에서 2022학년도 3.5점까지 벌어졌다.

자료 : 종로학원

인문계열 합격선도 점점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인문계열 합격선은 2020학년도 96.6점에서 2021학년도 96.4점, 2022학년도 92.7점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수능이 시행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이과에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자료: 종로학원

3개 대학 외에 서울 주요 대학으로 범위를 넓혀도 각 대학의 합격선은 하락 추세다. 종로학원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서울시립대)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인문계열 평균 합격선은 2020학년도 94.4점에서 2022학년도 91.0점으로, 자연계열은 같은 기간 93.4점에서 92.8점으로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문계열 합격자 70% 커트라인을 보면 2020학년도에는 모든 대학 합격생이 최소 2등급 이내 학생들이었는데, 2022학년도에는 일부 대학 합격선이 3등급을 넘어가기 시작했다”며 “서울 상위권 대학이라도 인문계열의 경우 4등급대 학생까지 진입 가능한 것으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했다.

자료 : 종로학원

의대를 제외하고 SKY 대학을 포함한 서울 주요 대학의 합격선이 최근 낮아지는 추세에 대해 종로학원은 자연계열 학생들의 의학계열 쏠림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는데 주요 대학의 모집 정원이 확대된 것도 합격선이 낮아진 요인 중 하나다. 임성호 대표는 “2024학년도 입시에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의대와 주요 대학의 점수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