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쌍둥이 자연분만 기적…출산 결심하게 한 이 회사 복지

김민상 2023. 5. 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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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최근 송리원 PM의 사내 방송 출연 장면을 액자로 만들어 선물했다. 사진 SK온


배터리 전문업체인 SK온에 근무하는 직원 배우자가 초산으로는 국내 처음, 자연분만을 통해 네 쌍둥이를 얻었다. 딸 셋에 아들 한 명이다. 의료계에서는 확률 100만 분의 1을 뚫은 경사라고 말한다.

10일 SK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입사한 송리원(39) PM의 배우자 차지혜(37)씨가 최근 네 쌍둥이를 낳았다. 이날은 당초 분만 예정일이다. 네 쌍둥이는 지난 3월 16일 예정보다 일찍 세상에 나왔으나, 아기들에겐 ‘5월 10일’이 또 다른 생일인 셈이다. 몸무게 0.9㎏으로 가장 작게 태어난 첫째가 지난주 건강하게 퇴원하면서 비로소 가족 여섯 명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됐다.

33주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아이들은 일란성 쌍둥이 딸 리지(理知)와 록시(祿施), 셋째인 아들 비전(備前), 막내딸 설록(設錄)이다. 각각 앎을 다스리는 학자, 행복을 베푸는 의사, 앞을 내다보는 경영자, 말을 기록하는 변호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을 이름에 담았다.


“이직 후 아내가 ‘육아 환경 좋으니 아이 낳자’”


송 PM 부부가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 계기는 송 PM이 SK온으로 이직한 직후다.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송 PM과 차씨 부부는 2020년 결혼 뒤 임신 준비를 했지만 업무가 바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송 PM이 지난해 6월 SK온 이직이 확정되자 차씨가 먼저 “SK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회사라고 들었다”며 곧바로 난임 병원을 찾았다.
지동섭 SK온 CEO가 송리원 PM 에게 보낸 친필 카드와 선물 바구니. 사진 SK온


송 PM은 입사한 지 이틀 만에 네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입사 선물처럼 찾아온 임신 소식에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모아둔 돈도 없고 맞벌이는 계속해야 하는데 아이 넷을 어떻게 키우나’라는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태아 중 한 명이라도 잘못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떨칠 수 없었다. 네 명 모두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태명도 찰떡‧콩떡‧꿀떡‧호떡으로 지었다.

부부의 걱정대로, 임신 순간부터 피부에 와 닿았던 문제는 의료비였다. 임신 기간 정기검진이 잦았고, 출산 이후에도 각각 0.9~1.3㎏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때까지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다행히 의료비 부담은 크게 덜 수 있었다. SK온이 제공하는 의료비 지원 복지제도 덕분이다. 차씨는 “병의 경중이나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SK온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임신과 출산 의료비 회사 복지로 해결


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이 회사의 유연근무 시스템도 보탬이 됐다. 송 PM은 상사의 결재 없이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휴가 제도와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배우자와 매주 병원에 동행했다. 차씨는 “고위험 산모라 병원에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동행했다”고 말했다. 송 PM도 “임신 기간엔 병원 따라다닌 기억밖에 없다”며 웃었다.
송리원 PM(왼쪽)과 아내 차지혜씨. 왼쪽부터 설록, 리지, 록시, 비전. 사진 SK온


SK온은 이날 송 PM 부부의 네 쌍둥이 출산 소식을 사내 방송으로 알리고 축하했다. 송 PM의 동료가 사내방송팀에 제보하면서 출산 소식이 회사에 알려졌다. SK온은 송 PM의 애로사항을 듣고, 출산 기념 선물로 육아도우미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동섭 최고경영자(CEO)도 친필 카드와 선물 바구니를 보내 출산을 축하했다.


SK온, 출산 기념 선물로 육아도우미 지원키로


송 PM은 “SK온에 와서 아내가 임신을 결심했고, 복지제도 덕분에 부담도 훨씬 줄었으니 회사가 낳고 기른 네 쌍둥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차씨도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아이들을 큰 걱정 없이 잘 키울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일란성 쌍둥이 딸 첫째 리지와 둘째 록시, 셋째 아들 비전, 막내 딸 설록. 사진 SK온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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