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과 맞대결 펼친 양현종 "우린 라이벌 아닌 동반자"
"라이벌이라기보단 야구를 오랫동안 같이 한 동반자죠."
지난 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화제였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동갑내기 좌완투수 양현종과 김광현(이상 35)이 선발 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둘이 선발로 만난 건 2015년 이후 8년 만이었다. KIA가 최근 4경기 연속 우천순연되는 바람에 맞대결이 성사됐다.
양현종은 8이닝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해 3-0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4회 변우혁에게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6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물러나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승패가 갈라지긴 했지만, 품격을 보여준 승부였다.
경기 뒤 만난 양현종은 김광현과의 맞대결에 대한 질문에 "고교 때부터 항상 라이벌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는 이제 라이벌이라기보다 동반자"라고 했다. 양현종의 말대로 둘은 광주동성고와 안산공고 재학 당시부터 기대를 모았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17년 동안 프로의 세계에서 함께 성장했다.
물론 큰 관심이 부답스럽긴 하다. 양현종은 "타자와 상대하는 것이지만, 이런 경기는 사실 나나 (김)광현이 모두 부담스럽다. 오늘은 우연히 로테이션이 겹쳐 맞대결을 펼쳤지만 앞으로 없을 것 같아 이기고 싶었다. 이런 대결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던 둘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여전히 밀리지 않는다. '언젯적 김광현, 언젯적 양현종'이란 표현까지 나오지만 둘을 이길 만한 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경험과 노련미를 통해 원숙한 투구를 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양현종은 김광현에게 '동반자'라고 표현을 썼다. 양현종은 "어린 선수들이 이제는 치고 올라오는데 광현이도, 나도 이기고 부상 없이 꾸준히 오래 야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래야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더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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