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먹는 자판기 日등장…"1대가 나무 20그루"

전진영 2023. 5. 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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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나라'로 꼽힐 정도로 자판기가 많은 일본에서 이산화탄소(CO2) 흡수 기능을 탑재한 자판기가 나온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자판기 하부에 분말 형태의 흡수재를 넣어 CO2를 빨아들이겠다는 것인데, 아사히음료는 자판기 사용 전력으로 인한 CO2 배출량의 최대 20%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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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음료, CO2 흡수하는 자판기 개발
사용한 흡수재는 산업용 원료로 재활용

'자판기 나라'로 꼽힐 정도로 자판기가 많은 일본에서 이산화탄소(CO2) 흡수 기능을 탑재한 자판기가 나온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자판기 보급율이 높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대도시에도 향후 보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는 전날 아사히음료가 공기 중 CO2를 흡수하는 'CO2 먹는 자판기'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자판기 하부에 분말 형태의 흡수재를 넣어 CO2를 빨아들이겠다는 것인데, 아사히음료는 자판기 사용 전력으로 인한 CO2 배출량의 최대 20%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아사히음료가 출시한 'CO2 먹는 자판기'. (사진출처=ANN 뉴스 채널)

회사가 자체 개발한 흡수재 분말은 자연 유래 광물을 원료로, 일반 흡수재 대비 9배의 흡입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CO2를 흡수한 분말은 이후 지방자치단체나 기업과 연계해 비료나 콘크리트 등에 배합해 산업용 원료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요네메 타이치 아사히음료 사장은 발표 기자회견에서 "자판기는 고객에게 친숙한 인프라다. CO2를 흡수하겠다는 발상으로 지금까지 (탈 탄소 측면에서) 부정적이었던 자판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니케이는 해당 회사가 '도심에 숲을 만들자'는 콘셉트로 이 기획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자판기가 음료를 냉장하거나 데울 때 자판기 외부 공기를 빨아들이는데, 이를 숲에 있는 나무에 비유했다는 것이다. 자판기 한 대당 연간 CO2 흡입량은 수령 56~60년 된 삼나무 20그루와 맞먹는 수준이다. 자판기 하단 빈 곳에 흡수재를 설치하고 월 2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가동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O2 먹는 자판기는 다음 달부터 관동·관서 지역에서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사측은 실내나 지하철 역사 등 CO2 농도가 높다고 예측되는 장소에 약 30대를 설치, CO2 흡수량과 흡수 속도를 검증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자판기는 '대기 중 CO2를 흡수하는 자판기'로 특허 출원 중이다"고 전했다.

자판기 하부에 들어가는 CO2 흡수재.(사진출처=일본 TBS 뉴스)

자판기가 유독 많은 나라로 꼽히는 일본에서는 음료업계의 자판기 가동 전력 소비와 이에 따른 CO2 배출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통 과제로 꼽힌다. 일본 자동판매시스템기계공업회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일본에 있는 자판기 수는 약 404만대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음료 자판기다. 일본음료총연합회 조사에서 2021년 음료 자판기 가동 대수는 219만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판기에서 나오는 연간 매출만 해도 약 5조엔(48조원)으로, 미국보다 1조엔(9조7900억원) 높은 수치다.

아이다 유키아키 아사히음료 공유가치창출(CSV) 전략부장은 니케이에 “흡수 능력이 더 높은 소재 개발을 추진해 자판기 CO2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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