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핵시설, 핵 물질 생산 정황 ‘뚜렷’…플루토늄·HEU 생산 계속
북한에서 핵 관련 활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 활동이 활발히 진행 중인 정황이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지난 4일 촬영한 영변 일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북한이 활발하게 핵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변 핵 단지의 폐연료봉 저장고와 5㎿ 원자로 사이에 트럭 등 차량 5∼6대가 식별됐다.
차량에 폐연료봉을 실어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RCL)로 옮긴 다음 재처리를 거쳐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추측된다.
실험용 경수로(ELWR) 아래에 새로 건설된 원자로 엔지니어링 건물 옆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이 추가로 들어선 정황도 위성사진에 나타났다.
RFA는 또 영변 핵 단지 일대를 지난달 12일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을 분석했더니 방사화학실험실, 우라늄 농축시설, 5㎿ 원자로의 온도가 높게 나타나 이들 시설이 가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분석에 참여한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정성학 연구위원은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핵물질 생산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됐다면 고농축우라늄 생산 역시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북한이 2020년 6월 폭파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주변 잔해를 약 3년 만에 정리한 정황도 위성사진에 드러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20일 에어버스가 촬영하고 구글어스가 최근 공개한 위성사진에서 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 주변에 있던 잔해가 사라진 모습이 잡혔다고 이날 전했다.
이처럼 북한에서는 최근 핵 관련 활동에 관한 정황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최근(4월 2일) 영변 주요 핵 시설에서 강한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으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산하의 북한 전문매체인 ‘분단을 넘어’는 지난 4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과 4번 갱도에서 도로와 건물 건설 등 새로운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계속 북한이 핵 공격 시 핵으로 보복할 수 있다며 경고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존 힐 미 국방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달 18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전략군 소위원회 미사일 방어 예산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 공격 시 미국은 핵으로 보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26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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