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봄바람 불자 '역대 최고 실적' 행진
삼바, 실적 기대감에 가이던스 상향까지
셀트, 램시마SC에 유플라이마까지 기대
코로나19 수혜 진단·백신 업계는 실적 악화
SK바사 "2.4조 투자로 신성장동력 확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봄바람이 불며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생산 능력 확충, 신약 개발 등의 호재를 이어가면서 올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특수로 급성장했던 기업들은 올해 대규모 실적 악화가 우려되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제약·바이오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을 가리지 않고 잇따라 역대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본업에 집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 돌파에 성공한 데 이어 1분기도 7209억원 매출로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뤄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완전 인수로 연결 매출이 급증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별도 기준으로도 16% 성장을 나타냈다. 특히 분기별 실적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기대되는 만큼 4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는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10월 부분 가동 시작 후 오는 6월 완공 예정으로 이미 고객사 9곳과 12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10~15%로 예상했던 올해 매출 신장률을 15~20%까지 올려잡았다. 회사 측은 이 중 중윗값인 3조5265억원을 전망액으로 공시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착공 계획을 밝힌 5공장을 시작으로 제2바이오캠퍼스 계획이 본격화됐고, 내년에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 역량을 갖추는 등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미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 신화'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앞으로의 성장세에도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도 바이오의약품 매출 성장이 이어지면서 1분기 매출 5975억원으로 역대 최대 1분기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매출)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섰다. 서정진 회장이 개발을 주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매출 증가가 이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인플릭시맙 제제 중 유일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편의성이 높아 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 수익성도 높다는 평가다. 유럽 주요 5개국에서 16%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의 '램시마'와 함께 합산 점유율은 68%에 달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로 신약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오는 10월께 허가 후 내년 중 시판이 이뤄진다면 수익성 개선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오는 7월부터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미국 시판이 시작되는 만큼 이 역시 하반기 실적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미약품도 북경한미약품의 성장세에 힘입어 2015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 3617억원(12.7% 증가), 영업이익 605억원(47.9% 증가)을 기록했다. 신약 기술 수출의 성과로 단기간 이익이 급등했던 2015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성과에는 북경한미약품이 1110억원의 분기 매출로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돌파에 성공한 기여가 컸다는 분석이다. 주력 제품인 어린이정장제 '마미아이', 변비약 '리똥', 기침가래약 '이안핑' 등이 빠르게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도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보툴리눔 톡신(BTX) '나보타' 매출이 계속 성장하면서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310억원으로 사상 최고 이익 달성에 성공했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박카스, 일반의약품(OTC) 등이 고른 성장을 이어가면서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코로나19 특수 끝난 진단·백신…새 동력 찾기 나서
반면 코로나19 특수로 지난해 매출이 급성장했던 진단·검사, 백신 관련 회사들은 올해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를 맞아 코로나19 기간에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2021년 연 매출 2조9300억원으로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2조9320억원으로 2년 연속 연 매출 3조원을 넘보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실적이 급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 1분기 3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8% 줄어든 매출이 예상되면서 연 매출도 1조원 내외로 예상된다. 또 다른 진단 업체인 씨젠 역시 1분기 매출이 1260억원으로 예상되면서 72.1%에 달하는 매출 하락이 전망되고 있다.
녹십자도 이 같은 추위를 비껴가지는 못했다. 녹십자는 1분기 매출이 3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줄어든 가운데 영업손실도 1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검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연결 자회사인 GC셀의 수익이 줄어들었고, R&D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신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1분기 2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한 만큼 오히려 당분간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로 새로운 역량 확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이번 투자로 인해 적자가 기록되는 건 3년 정도로 본다"며 이후로 결과물이 본격화되면 2033년까지 연평균 14%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4일 미국 머크(MSD)와 차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구체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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