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만나려면 굶어죽어라"…케냐 집단아사 133명, 장기 적출도
케냐에서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굴된 가운데, 이들 시신 중 일부에서는 장기가 적출된 흔적이 발견됐다고 9일(이하 현지시각) 데일리네이션 등 현지 언론매체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인도양 해안 도시 말린디에 있는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7000㎡)에 이르는 샤카홀라 숲에서 지금까지 100구가 넘는 시신이 발견돼 부검을 진행했다.
신도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는 이 교회 자칭 목사 폴 은텡게 맥켄지의 명령에 따라 숲속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간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까지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수석 병리학자 조핸슨 오두워는 부검 결과,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이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시신에서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당하거나 질식사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전날 수도 나이로비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시신 중 일부는 장기가 적출되었으며, 경찰은 용의자들이 신체 일부를 강제로 적출했다고 주장했다.
마틴 무네네 수석 조사관은 "보고서에 따르면 발굴된 희생자 시신 중 일부에서 장기가 사라졌다"며 "인체 장기 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같은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돼 최근 보석을 허가받은 유명 텔레비전 전도사 에제키엘 오데로가 맥켄지 추종자들로부터 "막대한 현금을 송금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켄지와 오데로 사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의심했다.
나이로비 법원은 당국에 20개 이상의 오데로 소유 은행 계좌를 30일 동안 동결하라고 명령했다.
키투레 킨디키 내무장관은 전날 사건 현장에 도착해 지난주 악천후로 중단된 시신 발굴 작업이 이날 재개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총 112명이 시신으로 발굴되거나 구출 후 이송 도중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21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굴되어 사망자 수는 133명으로 늘어났다고 데일리네이션은 전했다.
현지에서는 극단주의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의 맥켄지가 과거 범법 전력에도 그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범죄에 연루된 현지 교회들과 이단에 대한 규제 노력을 약속하고 '샤카홀라 대학살'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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