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미다스 신(申)’으로 불리는 (주)카네 신재호회장
클리브랜드부터 손댄 모든 브랜드 성공 거둬
우즈와 내기로 1달러를 딴 수준급 골프 실력
1984년 미국 유학시 학비를 벌기 위해 골프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천직이 됐다. 올해로 골프 비지니스 38년 인생을 맞은 (주)카네 신재호(63) 회장의 골프 비지니스 커리어는 그렇게 시작됐다.
신회장은 업계에서 ‘미다스 손’에서 지금은 그의 성을 따 ‘미다스 신(申)’으로 불린다. 손을 댄 브랜드마다 족족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클리브랜드골프를 시작으로 2006년 에코 골프화, 2012년 레이저 거리 측정기 부쉬넬, 2016년 프리미엄 골프클럽 PXG, 2017년 하반기 골프웨어 PXG어패럴, 그리고 올 2월에 론칭한 프리미엄 골프웨어 보스골프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신회장의 성공 원동력은 그 스스로 둘째 가라고 하면 서러워할 ‘골프 마니아’라는 데에 있다. 20세 무렵에 부친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는 신회장의 골프 핸디캡은 3~4 정도다. 한참 골프에 물이 오를 때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내기를 해 1달러를 딴 적도 있었다.
골프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도 순전히 골프가 좋아서였다. 아르바이트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그는 급기야 1994년에 미국 전역에 14개 매장이 있는 워싱턴골프 사장에 취임하게 된다.
그 기간은 신회장의 골프 비지니스에 엄청난 자양분이 됐다. 글로벌 골프용품 메이커 경영자 및 개발자들과 엄청난 교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맺은 인맥이 지금의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신회장도 한국 진출을 희망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자문을 해준다.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던 신회장은 2004년에 ‘제대로 된 골프 용품을 우리나라 골퍼들에게 제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국내 복귀를 결정한다. 물론 그런 결정까지는 유통 전문가에 그치지 않고 제조자에 버금가는 용품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과 식견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그 중에서도 2015년 1월 미국에서 론칭한 프리미엄 클럽 PXG의 밥 파슨스 회장을 만난 것은 그의 골프 커리어에서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그는 클럽 수입에 그치지 않고 ‘하이앤드 골프용품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한다는 기치하에 2017년 12월에 자회사인 로저나인을 설립, PXG어패럴을 론칭해 대박을 터뜨렸다.
그의 비지니스는 철저하게 ‘역지사지’에서 출발한다. 다시말해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수입, 생산, 그리고 유통하는 것이다. 그가 전 세계 1000여개 골프장과 국내 300여개 골프장을 라운드 한 것도, 우즈를 비롯한 세계적인 선수들과 친분을 쌓은 것도, 그리고 캘러웨이골프와 테일러메이드 등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 고문역을 역임했던 것 모두 제대로 된 역시사지를 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한 순간도 사업 구상을 머리속에서 떨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회장을 만나 그의 경영 철학과 성공 비결, 그리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다음은 신회장과의 일문일답.
◀경영철학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XG 본사 창립자의 말을 빌어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에 깊이 공감한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PXG가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점은 품질과의 타협이 단 1%도 없다는 점이다.
99%의 완성도가 있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그게 결코 100%가 될 수 없다면 과감하게 버린다. 브랜드 가치는 결국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들춰봤을 때도 100%의 완성도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회장님의 성에 빗대 ’미다스 신’이라 부른다. 성공 비결은
우선 한번 선택을 한 이후에는 뒤를 보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을 항상 인생 키워드로 삼고, 내가 한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사업 구성원들도 한 뜻으로 잘 따라주고 있는 것 같다.
또 가장 확실한 무기는 ‘신용’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여러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운용할 수 있었던 것도 수십년 간 쌓은 신뢰 관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동반자를 배려하고, 한번 내뱉은 약속은 지키지 못할 이유가 없어야 한다.
이런 인생 철학들을 사업 경영에 결부해오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골프’에서 배운 인생 철학들이 양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브랜딩에 탁월한 안목이 있으신 거 같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시대의 흐름, 고객의 니즈, 우리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제품의 강점. 이 3가지 요소를 잘 아우르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3가지 요소의 키워드를 직접적인 언어와 비언어적인 요소로 콘텐츠화 하여 고객에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방법은 내가 전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브랜딩의 마케팅 요소들을 우리 팀이 가장 잘 알고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출시된 볼의 특징과 시장에서의 반응은
PXG는 클럽이 근간이 되는 브랜드이기에, 런칭 초창기부터 이미 소비자들에게 골프볼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다. 이미 수 년 전부터 외신 보도자료에서도 PXG 골프볼 출시 여부를 조명했지만, 미국 본사는 10여년의 연구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세상에 내보였다.
그만큼 초도 반응도 뜨거웠다. 올해 초 국내에서 출시 했을 당시 이미 초도 입고 물량이 보름 만에 완판 되었다. 본사에서 취득한 특허 기술과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저력으로 까다롭고 현명한 한국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준의 제품이 나온 것 같다.
◀프리미엄 골프웨어 보스골프 론칭 배경과 향후 전망은
보스 브랜드는 100년전 독일에서 시작한 글로벌 브랜드다. 보스에서 아시아 전체를 커버하는 골프 의류 사업을 제안하여 시작하게 되었다. 대단한 업력과 충실한 브랜딩, 의류 사업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 배울 점이 많고 한국, 중국 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 전역에 대한 사업권이기에 기대가 크다.
10여년전만 해도 많은 브랜드의 한국 판매권을 대부분 일본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오히려 한국이 일본의 판매권을 갖고 아시아 전역의 패션 트랜드를 리드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올해 23S/S 보스골프 런칭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백화점에 유통망을 순차 오픈 중에 있고, 24S/S 시즌부터는 일본을 필두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 유통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골프 발전을 위한 향후 활동 계획은
현재 경영 중인 사업 외에는, 미국 PGA에서 시작한 더 퍼스트티(The First Tee)라는 유소년 골퍼 후원 재단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더 퍼스트티는 국내외 유소년 골퍼에게 골프를 매개체로 하는 인성 교육을 하는 재단으로, 골프 기술을 비롯한 골프룰과 에티켓등 골프 안에 담긴 9가지의 핵심가치를 교육하며 아이들이 올바른 인격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국내 골프 발전을 위해 거창한 무언가를 계획하기 보다는 주어진 소임을 다하며 골프 산업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최대한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 가격 쇳덩이, 우리 것 아냐” 한문철 반박한 건설사
- 트럼프, 성폭행 민사 사건 패소…500만 달러 배상
- 백지연 前앵커, ‘범현대가’ 정몽원 HL그룹 회장과 사돈
- “자꾸 생각난대 ㅋㅋ”…댓글 단 그놈, 사람 아니었다
- ‘초등생 도둑’ 신상공개한 무인점포…“오죽하면”vs“지나쳐”
- [앵글속 세상] 지게꾼 인생 50년···쉼표, 그리고 다시
- “주식거래 손해 1억 보상” 신종 보이스피싱 주의하세요
- ‘코인 논란’ 김남국 나흘 만에 사과 “심려 끼쳐 죄송”
- 테스터 화장품을 콧구멍에…명동 온 日 유튜버 만행
- 부부 캠핑 참변… 불어난 강물에 남편 사망, 아내 실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