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1st] 맨시티, 레알전에서 또 확인된 김민재 영입설의 이유… 어쩌면 꼭 필요한 카드

김정용 기자 2023. 5. 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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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의 전술은 센터백에게 극단적인 다재다능함을 요구한다. 레알마드리드를 상대한 경기에서 맨시티가 김민재를 원하는 이유가 다시 드러났다.


1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22-2023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을 치른 레알과 맨시티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2차전은 18일 맨시티 홈에서 열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UCL 원정에서 소극적인 전략을 써 온 특유의 운영법과 달리 레알 원정에서도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주도권을 유지하려 했다. 특유의 3-2-4-1 포메이션을 그대로 유지했다. 좌우 윙백 없이 윙어만 존재하는 전술이다. 상대 지공시 윙어들이 측면 수비를 도와주긴 하지만 속공을 막을 때는 스리백의 좌우 스토퍼가 순간적으로 측면 수비수로 변신해 상대의 빠른 공격자원을 막아내야 한다. 그리고 미드필더로 올라가 뛰고 있는 수비수 존 스톤스가 중앙 수비를 도와주는 식의 전략이다.


최근 스리백의 좌우 스토퍼에 본업이 풀백인 선수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고, 본업이 센터백인 선수 중에서도 기동력 좋은 선수가 중용되곤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런 유행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센터백이면서 전문 풀백 수준의 기동력을 지닌 네이선 아케, 마누엘 아칸지를 좌우 스토퍼로 세워야만 이 전략이 성립된다. 이 정도로 기동력이 좋아야지만 공격할 때도 적절한 위치를 선점해야 하는 과르디올라식 '포지션 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다.


스페인 대표 센터백 에므리크 라포르트조차 소화하기 힘든 전술이다. 라포르트도 센터백 중에서는 기동력이 준수한 편이지만 아예 측면 수비수처럼 뛸 정도는 아니다. 레알전처럼 아케가 빠지면 같은 왼발잡이 라포르트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아칸지를 왼쪽으로 돌리고 본업이 풀백인 카일 워커를 오른쪽 스토퍼로 배치한다. 수비력과 빌드업 능력 모두 라포르트가 워커를 압도하지만, 라포르트는 아예 이 축구를 소화하기 힘들다는 감독의 생각이 엿보인다. 역시나 레알전에서 아칸지와 워커의 조합은 맨시티 전술을 곧잘 소화하긴 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 측면에서 김민재는 맨시티 전술에 완벽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 등은 맨시티가 김민재 영입을 위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경쟁할 거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민재는 풀백 수준의 측면수비 능력이라는 조건을 잘 충족한다. 김민재의 특징 중 하나인 '잔발'은 주력이 빠를 뿐 아니라 질주할 때 보폭이 유독 좁아 상대의 방향전환 드리블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상대 윙어를 잘 틀어막는 센터백이다.


여기에 지난 한 시즌 동안 나폴리에서 보여준 기민한 상황판단과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전진하는 능력은 포지션 플레이를 능숙하게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칸지와 아케가 센터백치고 제공권이 조금씩 부족한 것과 달리, 김민재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검증된 적이 없긴 하나 기본적으로 키가 더 크고 몸싸움 능력을 겸비했다. 여기에 맨시티 스리백에 유일하게 아쉬운 점인 스토퍼의 롱 패스 능력도 김민재가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다.


맨시티 이적설이 나는 센터백 중 RB라이프치히의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김민재보다 더욱 매끄러운 볼 컨트롤과 민첩한 몸놀림을 갖췄고, 왼발잡이라는 점에서 더 영입이 유력하다고 알려진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레알전 아칸지의 왼쪽 기용에서 보듯, 현재 맨시티에는 좌우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선수가 더 필요하다. 왼쪽 센터백으로 뛰고 있는 오른발잡이 김민재는 이 점에서도 적절하다.


게다가 맨시티가 라포르트와 워커 두 명과 결별할 수 있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3-2-4-1을 소화할 수 있는 센터백은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2명 이상 영입하기란 어렵다. 김민재 한 명을 영입하면 좌우 스토퍼 아케, 아칸지뿐 아니라 중앙을 맡는 후벵 디아스가 빠질 경우에도 대체할 수 있다.


김민재는 아칸지와 아케 중 한 명을 벤치로 밀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선수다. 특히 아케에 비해 아칸지의 경기력이 아쉽다는 현지 평가를 감안한다면 오른발잡이 스토퍼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선발 라인업을 강화하는 길이다.


맨시티의 멤버가 된 김민재를 상상할 때 아쉬운 점은 풀백으로 뛴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 정도다. 이 점은 센터백과 풀백을 겸임해 온 아케, 아칸지에 비해 측면 적응 기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비교적 낮은 바이아웃 조항까지 종합적으로 볼 때 맨시티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선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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