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2020 WC 재연한 신민재 "끝내기 기회? 난 이런 상황이 더 편하다"

안희수 2023. 5. 1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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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말 2사 2,3루 신민재가 끝내기 내야안타를 치고 오스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5.09/

LG 트윈스 ‘대주자 요원’ 신민재(27)가 타석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재연했다. 공교롭게도 상대팀도 같다. 

신민재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교체 투입됐다. 4-4 동점이었던 연장 10회 말 2사 2·3루에서 타석에 섰고, 상대 투수 양현의 시속 131㎞/h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공략, 가운데 방향으로 보내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민재는 지난 2020년 11월 2일 열린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3-3 동점이었던 연장 13회 말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김태훈(현 삼성 라이온즈)의 3구쨰 공을 공략해 끝내기 안타를 친 바 있다. 4시간 58분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는 안타였다. 좋은 기운을 갖고 있는 키움을 상대로 올 시즌 첫 끝내기 안타를 장식했다. 포스트시즌 경기 포함 개인 세 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신민재는 앞선 9회 말 결정적인 상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4-4 동점이었던 9회 말 선두 타자 볼넷을 얻어 출루한 문성주의 대주자로 나섰다. 1사 뒤 오스틴 딘의 안타로 2루까지 밟았다. 오지환의 타석에서 벤치의 ‘뛰어도 좋다’는 사인이 났고, 3루 도루를 시도했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번복됐다. LG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득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10회 타석에서 기회가 왔다. 1사 뒤 박동원이 볼넷을 얻어냈고, 2사 뒤 홍창기가 우전 2루타를 치며 신민재 앞에 판을 깔아줬다. 

신민재는 상대 투수를 피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몸쪽에 가까이 붙은 공은 무조건 스윙하자’라는 마인드로 타석에 섰다. 2볼에서 들어온 슬라이더가 더 치기 좋은 공이었는데 고민을 했다. 5구 째에서 승부를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볼넷 출루는 생각 안 했다”라고 전했다. 

타구가 2루까지 향했을 때 신민재는 그저 질주에 집중했다. 상대 2루수가 골든글러브 수상자 김혜성이었기 때문이다. 신민재는 “(김)혜성이가 잡을 것 같았다. 일단 뛰어야 했다”라며 웃었다. 

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재연한 신민재. 빠른 발이라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다소 가린 면이 있지만, 클러치 능력도 나쁘지 않다. 타석 기회가 많지 않은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신민재는 “오히려 타석이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박빙) 상황이 심적으로 더 편안하다. 타석에 서면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계획을 갖고 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9회 도루 실패는 자책했다. 스타트와 주루에 만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도루 시도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같은 상황이 와도 또 뛸 것 같다. (도루) 사인이 나왔는데 가지 못한다면, 나는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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