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or보기]홀컵 키운 간큰 골프장들…규정보다 6~8mm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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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조가 16번 홀까지, 마지막 조가 8번홀까지 경기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기 취소 통보를 받은 선수들은 영문도 모른 채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었다.
일부 골프장에서 이벤트성으로 왠만한 양푼 크기의 이른바 '빅홀'을 한 두 개 설치한 것은 그나마 애교로 봐줄 수 있다.
홀컵을 키우는 행위가 결국 골프장을 포함한 전체 골프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모든 골프장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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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자해 행위’
지난 3월에 KPGA 2부인 2023 스릭슨투어 1회 예선 대회가 경기 도중 취소되는 웃픈 해프닝이 있었다(국민일보 3월22일자 26면 참조).
첫 조가 16번 홀까지, 마지막 조가 8번홀까지 경기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기 취소 통보를 받은 선수들은 영문도 모른 채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잠시 후 경기 취소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 출전 선수들은 너 나할 것 없이 모두 아연실색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기네스감이라며 조롱을 연일 쏟아 냈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취소는 홀 크기를 규정보다 6mm 가량 키운 게 이유였다. 정확히 얘기 하자면 ‘홀컵 직경은 108mm, 깊이는 최소 101.6mm 이상, 원통은 지면으로 부터 최소한 25mm 아래로 묻혀야 한다’는 골프 규칙을 무시한 했던 것이다.
새삼 이 해프닝을 다시 거론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홀컵 크기를 키운 것은 비단 대회를 치렀던 골프장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다수의 골프장으로 전염병 처럼 확산돼 많은 골프장들이 불법(?)을 버젓이 저지르고 있어서다. 그리고 재차 언급하는 건 그런 시류를 지적하기 위함이다.
골프 홀컵 크기에 대한 유래는 3가지 학설이 있다. 먼저 골프라는 스포츠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린 위에 작은 구멍만 파놓은 채 그 곳을 홀컵으로 사용했는데 그것이 인위적인 구멍이어서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면 홀이 아예 없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자꾸 홀이 사라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홀컵이다. 초기의 컵은 테두리와 형태 때문에 공이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직경 4.25인치(108mm)의 홀컵은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주장은 골프공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성인 남자 손으로 꺼낼 수 있는 최소의 크기로 만들었다는 설이다.
마지막 주장은 1829년 스콜랜드의 골프클럽에서 쇠 파이프를 잘라 홀을 뚫는 공구를 만들었는데 이 쇠 파이프의 지름이 108mm였다는 설이다.
일부 골프장에서 이벤트성으로 왠만한 양푼 크기의 이른바 ‘빅홀’을 한 두 개 설치한 것은 그나마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이와 달리 18홀 전홀 홀컵 직경을 규정보다 6~8mm 정도 키우는 것은 골프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다.
축구나 농구 경기에서 골을 많이 넣겠다며 골대와 바스킷 크기를 임의적으로 키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 마디로 규칙을 중시하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로 지탄 받아야 마땅하다.
그렇게 한 이유는 명백하다. 경기 진행을 다소 빠르게 해 내장 팀수를 늘리려는 얄팍한 상술이 아닐 수 없다. 골프장의 노림수는 또 있다. 골프장의 편법 사실을 모르는 골퍼들이 해당 골프장에만 오면 퍼팅이 잘 돼 타수가 좋아진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 내장 빈도수를 높이려는 다분히 계산된 꼼수인 것이다.
골프가 갈수록 예능화, 희화화 되어 가는 추세다. 그 시류에 일부 골프장들이 오로지 영업 이익에만 올인해 편승하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어떤 경우에도 이른바 ‘골프 스피릿(golf spirit)’은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골프가 지나치게 예능화, 희화화 되어 가면 골프가 가져다 주는 묘미와 도전정신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홀컵을 키우는 행위가 결국 골프장을 포함한 전체 골프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모든 골프장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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