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김문환 '솜방망이 징계' 논란…난폭한 항의·욕설에도 '벌금만'

김명석 2023. 5. 1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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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김문환, 심판에 난폭한 항의·욕설
2~5경기 출장정지 전례와 달리 제재금만
"심판에게 욕해도 벌금 뿐인 선례 만든 셈"
연맹은 "상벌위에서 상황 보고 판단" 해명
전북 현대 홍정호. 사진=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김문환. 사진=프로축구연맹

과도한 항의와 욕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홍정호(34)와 김문환(28·이상 전북 현대)이 추가 출장정지 징계 대신 제재금 징계만 받았다. 비슷한 전례를 돌아보면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8일 제2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심판진에 난폭한 언동을 해 퇴장당한 홍정호와 김문환에게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부과했다. 경고 누적 퇴장(1경기)이나 다이렉트 퇴장(2경기)에 따른 출장 정지 외에 추가적인 출장 정지 징계는 빠졌다.

당초 상벌위를 거쳐 제재금은 물론 출장 정지 징계가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제재금으로 끝난 징계는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연맹의 발표처럼 심판진을 향한 항의가 난폭했을 뿐만 아니라, 판정에 대한 욕설이 고스란히 중계화면에 잡히거나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심판진을 따라가며 항의를 하는 등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많았던 탓이다.

홍정호와 김문환은 지난달 29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경기 막판 실점 직후 주심과 대기심을 향해 거세게 항의했다가 나란히 퇴장을 당했다. 김건웅(전북)과 양현준(강원)의 경합 과정에서 강원의 파울이 지적되지 않아 결승골 실점으로 이어진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홍정호는 팀 동료들의 만류에도 주심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하다 이날 경기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심판진을 향해 다가가 또 거칠게 항의해 구단 스태프가 이를 말리기도 했다. 김문환도 주심을 향한 거친 항의와 부심을 향해 욕설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기록지에 남은 김문환의 퇴장 사유는 ‘욕설’이었다.

특히 홍정호와 김문환 모두 퇴장 명령을 받은 뒤 심판을 향해 욕설하는 모습이 그대로 중계화면에 잡혀 큰 논란을 낳았다.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난폭한 행위들은 상벌위를 거쳐 추가적인 출장 정지 등 징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이유였다. 

실제 연맹 상벌 규정에는 심판 판정에 대한 과도한 항의·난폭한 불만 표시 행위의 경우 2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징계하도록 돼 있다. 심판에게 욕설로 항의했던 선수들이 2~5경기 출장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던 전례들도 적지 않았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징계 결과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적어도 1~2경기는 출장 정지가 나올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판을 향해 직접 욕을 해도 벌금으로 끝난다는 선례를 만든 셈이 됐다. 과연 다른 팀 선수들이 그랬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도 “보기에 안 좋았던 선 넘은 장면이었던 만큼 안타까운 결과다. 대한축구협회나 연맹이 평소 심판에 대한 권위와 존중을 강조하면서 이런 징계를 내린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원칙을 잘 세워서 따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맹에서는 상벌위원회가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상벌위는 최소 4명 이상이 참석해 규정과 기존 사례들을 참고해 논의를 거쳐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며 “욕설의 경우 수위 등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 상벌위원들이 여러 상황을 보고 판단한 결과”라고 전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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