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광인의 성인가요]미국 뮤지션의 송대관 ‘해뜰날’ 표절 의혹, 소송하면 어떨까?
김은구 2023. 5. 10. 05:36
제이 가일스 밴드의 ‘센터폴드’, ‘해뜰날’의 멜로디 닮아
1982년 빌보드 싱글 차트서 5주간 정상 차지한 히트곡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32)이 표절로 소송에 휘말렸다가 승소했다는 뉴스에 문득 송대관의 ‘해뜰날’이 뇌리에 떠올랐다.
시런은 2019년 자신의 2014년 히트곡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로 미국 가수 마빈 게이의 1973년 히트곡 ‘레츠 겟 잇 온’(Let’s Get It On)을 표절한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고 마빈 게이와 공동 작곡자인 고 에드 타운센드의 유족 측이 리듬과 코드진행이 똑같다며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했지만 배심원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뉴스를 보면서 고소인들이 이미 세상을 뜬 작곡가의 유족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선 무릎을 쳤다. ‘해뜰날’(송대관 작사·신대성 작곡)의 작곡가 신대성 선생은 지난 2010년 작고했지만 그 유족이 건재하니 소송을 제기하면 승소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송대관은 1971년 ‘세월이 약이겠지요’(송대관 작사·신대성 작곡)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 노래는 당시 몇 번 방송을 탔지만 곧 시들해져 송대관은 몇 년 동안 무명가수 신세였다. 그러나 1975년 말 직접 가사를 쓴 ‘해뜰날’을 발표하며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랐다.
‘해뜰날’이 1976년 최고의 히트곡이 돼 송대관은 그 해 연말 MBC 가수왕으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 1981년 말 미국의 록 그룹 제이 가일스 밴드(J. Geils Band)가 ‘센터폴드’(Centerfold)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올드팬들은 다 아는 얘기다. ‘센터폴드’가 1982년 2월부터 5주간 미국 빌보드 팝 싱글 차트 ‘핫100’에서 5주간이나 정상에 오르는 인기를 누리며 국내 가요계에서도 난리가 났다. 이 노래가 송대관의 ‘해뜰날’을 표절한 게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해뜰날’의 인트로, 간주, 후렴구에서 테마로 사용된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의 신나는 멜로디와 리듬이 ‘센터폴드’의 전주와 후렴구에서 똑같이 여러 번 반복되기 때문에 팬들은 이구동성으로 표절이 확실하다며 핏대를 올리곤 했다. 에드 시런의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그러나 점잖기로 유명한 신대성 선생은 미소를 짓기만 했다. 술자리에서 자꾸 다그치면 “우연히 만들다 보니 비슷한 곡이 됐겠지. 미국 밴드가 설마 한국 노래를 베끼겠느냐”고 반문을 하면서 “자! 이 대목에서 건배 합시다”를 외치며 상대의 말을 가로막곤 했다.
당시 가요팬들 사이에선 “그룹의 멤버가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다가 ‘해뜰날’을 듣고 베낀 게 확실하다” 또는 “제이 가일스 밴드가 일본 순회공연을 왔다가 가라오케나 나이트클럽에서 ‘해뜰날’을 듣고 표절했다”는 둥의 각종 설이 난무했다.
남성 성인잡지에 크게 싣고 접어서 넣는 젊은 미녀의 화보를 센터폴드라고 한다. 제이 가일스 밴드의 ‘센터폴드’는 고교시절 같은 반 천사 같던 여학생을 남몰래 사모했는데 그 여학생이 야한 포즈를 하고 센터폴드에 등장하는 바람에 쇼크를 받았다는 내용의 곡이다.
그룹명 제이 가일스 밴드는 리더였던 기타리스트 제이 가일스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센터폴드’를 작사 작곡한 이는 그룹의 키보드 연주자였던 세스 저스트먼이었고, 리드 보컬리스트는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의 남편으로 유명했던 피터 울프였다.
신대성 선생이 작고한 이후 가수로 데뷔해 ‘연가’와 ‘자! 이 대목에서’를 발표한 미망인 이소위 여사는 “신 선생이 고향 안동에서 안동댐 공사가 시작되기 전 수몰지구가 될 지역에 살던 지인들을 위로하려고 송대관 선생과 함께 찾았다가 그 분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만든 노래가 ‘해뜰날’이었다”고 말했다. 댐건설로 고향에서 쫓겨나게 된 사람들의 “언젠가 성공해서 돌아오자”는 다짐도 노래의 방향을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작사가 윤두천 선생은 송대관과 신대성 선생 일행이 뒷골목을 걷는데 앞에서 유리창이 “쨍!”하고 깨지며 햇빛에 반짝거리자 일행 중 한 사람이 “저 소리를 가사에 넣자”고 말하면서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라는 유명한 구절이 완성됐다는 얘기도 했다.
신대성 선생 작고 후 유가족이 표절소송에 대해 논의했으나 미국 작곡가를 상대로 하는 국제 소송이라 엄두가 나질 않아 포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2012년 한미 FTA협정이 발효된 이후 저스트먼을 상대로 음악저작권 침해소송을 국내 법원에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니 쉽게 포기할 일이 아니다. 또 표절여부에 대해 분석을 하는 릭 비토(Rick Beato) 같은 유명 유튜버들도 있어 소송을 제기하면 세계적인 화제를 모을 수도 있다.
석광인 대기자
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
전 예당미디어 대표
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1982년 빌보드 싱글 차트서 5주간 정상 차지한 히트곡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32)이 표절로 소송에 휘말렸다가 승소했다는 뉴스에 문득 송대관의 ‘해뜰날’이 뇌리에 떠올랐다.
시런은 2019년 자신의 2014년 히트곡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로 미국 가수 마빈 게이의 1973년 히트곡 ‘레츠 겟 잇 온’(Let’s Get It On)을 표절한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고 마빈 게이와 공동 작곡자인 고 에드 타운센드의 유족 측이 리듬과 코드진행이 똑같다며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했지만 배심원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뉴스를 보면서 고소인들이 이미 세상을 뜬 작곡가의 유족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선 무릎을 쳤다. ‘해뜰날’(송대관 작사·신대성 작곡)의 작곡가 신대성 선생은 지난 2010년 작고했지만 그 유족이 건재하니 소송을 제기하면 승소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송대관은 1971년 ‘세월이 약이겠지요’(송대관 작사·신대성 작곡)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 노래는 당시 몇 번 방송을 탔지만 곧 시들해져 송대관은 몇 년 동안 무명가수 신세였다. 그러나 1975년 말 직접 가사를 쓴 ‘해뜰날’을 발표하며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랐다.
‘해뜰날’이 1976년 최고의 히트곡이 돼 송대관은 그 해 연말 MBC 가수왕으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 1981년 말 미국의 록 그룹 제이 가일스 밴드(J. Geils Band)가 ‘센터폴드’(Centerfold)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올드팬들은 다 아는 얘기다. ‘센터폴드’가 1982년 2월부터 5주간 미국 빌보드 팝 싱글 차트 ‘핫100’에서 5주간이나 정상에 오르는 인기를 누리며 국내 가요계에서도 난리가 났다. 이 노래가 송대관의 ‘해뜰날’을 표절한 게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해뜰날’의 인트로, 간주, 후렴구에서 테마로 사용된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의 신나는 멜로디와 리듬이 ‘센터폴드’의 전주와 후렴구에서 똑같이 여러 번 반복되기 때문에 팬들은 이구동성으로 표절이 확실하다며 핏대를 올리곤 했다. 에드 시런의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그러나 점잖기로 유명한 신대성 선생은 미소를 짓기만 했다. 술자리에서 자꾸 다그치면 “우연히 만들다 보니 비슷한 곡이 됐겠지. 미국 밴드가 설마 한국 노래를 베끼겠느냐”고 반문을 하면서 “자! 이 대목에서 건배 합시다”를 외치며 상대의 말을 가로막곤 했다.
당시 가요팬들 사이에선 “그룹의 멤버가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다가 ‘해뜰날’을 듣고 베낀 게 확실하다” 또는 “제이 가일스 밴드가 일본 순회공연을 왔다가 가라오케나 나이트클럽에서 ‘해뜰날’을 듣고 표절했다”는 둥의 각종 설이 난무했다.
남성 성인잡지에 크게 싣고 접어서 넣는 젊은 미녀의 화보를 센터폴드라고 한다. 제이 가일스 밴드의 ‘센터폴드’는 고교시절 같은 반 천사 같던 여학생을 남몰래 사모했는데 그 여학생이 야한 포즈를 하고 센터폴드에 등장하는 바람에 쇼크를 받았다는 내용의 곡이다.
그룹명 제이 가일스 밴드는 리더였던 기타리스트 제이 가일스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센터폴드’를 작사 작곡한 이는 그룹의 키보드 연주자였던 세스 저스트먼이었고, 리드 보컬리스트는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의 남편으로 유명했던 피터 울프였다.
신대성 선생이 작고한 이후 가수로 데뷔해 ‘연가’와 ‘자! 이 대목에서’를 발표한 미망인 이소위 여사는 “신 선생이 고향 안동에서 안동댐 공사가 시작되기 전 수몰지구가 될 지역에 살던 지인들을 위로하려고 송대관 선생과 함께 찾았다가 그 분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만든 노래가 ‘해뜰날’이었다”고 말했다. 댐건설로 고향에서 쫓겨나게 된 사람들의 “언젠가 성공해서 돌아오자”는 다짐도 노래의 방향을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작사가 윤두천 선생은 송대관과 신대성 선생 일행이 뒷골목을 걷는데 앞에서 유리창이 “쨍!”하고 깨지며 햇빛에 반짝거리자 일행 중 한 사람이 “저 소리를 가사에 넣자”고 말하면서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라는 유명한 구절이 완성됐다는 얘기도 했다.
신대성 선생 작고 후 유가족이 표절소송에 대해 논의했으나 미국 작곡가를 상대로 하는 국제 소송이라 엄두가 나질 않아 포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2012년 한미 FTA협정이 발효된 이후 저스트먼을 상대로 음악저작권 침해소송을 국내 법원에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니 쉽게 포기할 일이 아니다. 또 표절여부에 대해 분석을 하는 릭 비토(Rick Beato) 같은 유명 유튜버들도 있어 소송을 제기하면 세계적인 화제를 모을 수도 있다.
석광인 대기자
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
전 예당미디어 대표
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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