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CPI·부채한도 주시하며 하락...나스닥 0.63%↓

뉴욕=조슬기나 2023. 5. 1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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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9일(현지시간) 이번 주 공개되는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의 부채한도 상향 논의 등을 대기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6.88포인트(0.17%) 떨어진 3만3561.8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8.95포인트(0.46%) 낮은 4119.1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7.36포인트(0.63%) 하락한 1만2179.5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산업, 임의소비재, 에너지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팔란티어는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으로 전장 대비 23%이상 치솟았다. 노바백스는 정리해고를 포함한 비용 절감 발표로 28%가까이 급등했다. 전기차업체 루시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 5%이상 밀렸다. 3D시스템스 역시 부진한 실적과 인력 감원 소식이 알려지며 9%이상 하락했다. 지역은행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팩웨스트방코프는 2% 이상 올랐고, 웨스턴얼라이언스방코프는 1%이상 내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번주 공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지표를 앞두고 지역은행발 우려, 부채한도 상향 관련 논의와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 등을주시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월가는 백악관에서의 부채한도 논의 결과, 인플레이션 고착화 여부를 알기 전까지는 중요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대출규제 강화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은행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을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는 이날 장마감 시간인 오후 4시에 회동해 부채한도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이번 만남에서 최종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공화당이 대규모 정부지출 삭감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주장하며 대치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지난 1월 31조4000억달러 규모의 부채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직후 특별조치로 협상 시간을 번 상태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사상 초유의 디폴트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역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연일 경고하고 있다. 옐런 장관이 제시한 X데이는 6월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 역시 연방정부가 보유한 현금이 바닥나 부채를 갚지 못하게 되는 X데이를 6월초~8월초로 앞당겼다.

다음날에는 미국의 4월 CPI가 공개된다. 지난주 후반 공개된 고용보고서가 강세를 보인 데 이어, 이번주 물가지표까지 예상을 웃돌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한풀 더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투자자들이 금리의 다음 행보를 평가할 인플레이션 자료를 앞두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4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5%, 전월 대비 0.4%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년 대비로는 3월과 동일한 수준인 한편,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3월(+0.1%)보다 물가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본 것이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끈적끈적한 근원 물가도 경계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5%, 전월 대비 0.4%로 예상됐다.이어 11일에는 도매물가 격인 4월 PPI 발표도 예정돼있다.

Fed 3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한 당국자들의 연설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갖고 있는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뉴욕이코노믹클럽에서 "정책 시차(lag)로 인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조치가 경제의 균형을 회복하고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말하지 않았다". "데이터 기반으로 결정 내릴 것"이라며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라 언제든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예고했다.

앞서 Fed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한편, 향후 금리 동결도 시사한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4%이상 반영하고 있다. 추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15%대다. 다만 연내 인하는 없다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단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물 시장은 이르면 7~9월 인하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4.03%, 10년물 금리는 3.5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25%가량 오른 101.6선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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