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자 자질 의심케 하는 김남국 의원의 해명

2023. 5. 1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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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8일 코인 투자 의혹을 해명한 입장문의 요지는 주식 판 돈 9억8000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현재 9억1000만원어치를 갖고 있다는 거였다.

'본전도 못 찾은 투자'인 양 묘사한 이 글은 "그럼, 재산공개 내역에서 불어난 예금 9억원은 뭐냐?"는 의문을 낳았고, 이튿날에야 '투자 초기에 수익이 난 코인을 일부 팔아 원금을 회수했던 것'임이 알려졌다.

이후 60억원까지 불어났고 현재 9억원대인 그의 코인은 전부 순수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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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8일 코인 투자 의혹을 해명한 입장문의 요지는 주식 판 돈 9억8000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현재 9억1000만원어치를 갖고 있다는 거였다. 언제 어떤 코인을 얼마에 사고팔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본전도 못 찾은 투자’인 양 묘사한 이 글은 “그럼, 재산공개 내역에서 불어난 예금 9억원은 뭐냐?”는 의문을 낳았고, 이튿날에야 ‘투자 초기에 수익이 난 코인을 일부 팔아 원금을 회수했던 것’임이 알려졌다. 이후 60억원까지 불어났고 현재 9억원대인 그의 코인은 전부 순수익인 것이다. 그는 떼돈을 벌었고 지금도 큰 수익을 보고 있다. 이런 대목을 슬쩍 빼놓은 채 “별로 번 게 없다”는 투로 작성한 입장문은 “국민께 소상히 설명드린다”는 말로 시작했지만 사실상 국민을 기망했다.

그는 시종일관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는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이 아니어서 재산등록을 안 했을 뿐이라는데, 거꾸로 말하면 아직 가상화폐가 포함되지 않은 재산공개법의 허점을 이용해 사적 치부에 열을 올렸다. 그 코인 시장은 지난 정부의 부동산 폭등에 절망한 청년들이 대안을 찾아 뛰어들었다가 더 큰 좌절을 맛본 곳이다.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자가, 서민을 위한다는 정당의 의원이, 그런 청년의 현실을 개선하겠다던 청년정치인이 그 시장에 들어가 투기에 가까운 돈놀이로 떼돈을 벌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한 법안을 발의했고, 문제가 되자 ‘이해충돌’ 법리 논쟁에 나서며 위법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법만 어기지 않으면 국회의원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공직자의 자세가 어때야 하는지, 과연 알고 있기는 한가 의심스럽다.

의혹이 불거진 뒤 그는 자신이 정말 구멍 난 운동화 신는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쌓은 ‘짠돌이’ 이미지를 사수하려 애쓰고 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방송에서 “잡코인에 10억을 때려 박아? 뭘 믿고?”라며 의아해했다. 세상에 어떤 짠돌이가 도박이나 다름없는 투기판에 전 재산을 ‘몰빵’하겠나. 그는 대중에 보여온 겉모습과 전혀 다른 얼굴을 갖고 있었다. 해명은 정직하지 못했고, 공직자 자질이 의심되고, 위선이 느껴진다. 여러 모로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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