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메시 사우디행 합의"…아버지는 "사실 아니다"

리오넬 메시. AFP=연합뉴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파리생제르맹)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행에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메시의 사우디행이 ‘던 딜(계약 완료)’ 됐다”고 속보로 전했다. 이어 “메시는 다음 시즌 사우디에서 뛴다. 초대형 계약이며, 세부 조율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현 소속팀인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관계자도 AFP 통신에 “만약 우리가 메시와 재계약을 할 것이었다면 진작 했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메시와 결별을 인정했다.

프랑스 레퀴프,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전 세계 언론들도 이 소식을 전했다. 사우디에서 뛰고 있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와 다시 ‘메호대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전 세계 축구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그러나 약 3시간 뒤에 메시의 부친이자 에이전트인 호르헤 메시가 직접 나서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호르헤 메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다음 시즌과 관련해 어떤 클럽과 합의한 바 없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 항상 소문들이 있어왔고 많은 이들이 메시의 이름을 악용하지만 진실은 하나 뿐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구두 합의도, 합의도, 서명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시가 사우디행에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지만, 아버지는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사진 호르헤 메시 인스타그램

메시는 계약기간이 올해 6월까지인 현 소속팀 파리생제르맹과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사우디 관광청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메시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리그1 로리앙과의 경기를 마친 뒤 팀 훈련을 무단 불참하고 사우디를 다녀오기도 했다. 팀 징계를 받은 메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양복을 입고 사과 영상을 올렸다.

파리생제르맹과 결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메시의 차기 행선지로 사우디에서 자금력이 가장 풍부한 알 힐랄, 친정팀 FC바르셀로나(스페인), 미국 인터 마이애미 등 3곳이 꼽혀왔다. 메시의 다음 팀은 올 시즌이 끝난 뒤에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 코파 아메리카를 앞둔 메시는 유럽 무대에 잔류해 계속해서 기량을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친정팀 바르셀로나는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더불어 메시의 아내인 안토넬라 로쿠소도 사우디 생활을 원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우디팀은 메시에게 87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으로 유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호날두도 설마 설마했지만 작년 12월말에 연봉 2억 유로(2877억원)에 사우디 알 나스르 유니폼을 입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최근 몇 년간 ‘오일머니’를 앞세워 잉글랜드 프로축구 뉴캐슬을 인수했고,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출범 시켰다. 또 2029년에 네옴 시티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의 퍼즐 중 하나다. ‘미스터 에브리싱’이라 불리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석유 중심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엔터테인먼트 등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탄압국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스포츠 워싱(sportswashing)’에 스포츠가 도구로 이용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