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조국 상대 전쟁 벌어져”…우크라전 ‘전쟁’으로 첫 규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최대 경축일인 전승절(2차 세계대전 승전일) 기념사에서 “현재 조국을 상대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맞서 주권을 수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으로 불러왔지만, 이번 기념식을 통해 처음으로 ‘전쟁’으로 규정했다.
이어 “러시아는 평화로운 미래를 원하지만, 서방 국가들이 되레 우리에 대한 증오와 혐오를 키우고 있다”며 “그들의 목표는 러시아의 몰락”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서방 탓으로 돌린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붉은광장에서 옛 소련 소속 국가들의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 정상들과 열병식을 지켜봤다. 러시아 정부는 그간 전승절 열병식을 군사력 과시 행사로 활용해왔으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경계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폭발과 무인기(드론) 공격이 잇따르는 러시아 서부와 크림반도 등 20여 곳에선 78주년 전승절 열병식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행사장 주변 보안은 크게 강화됐다. 모스크바 상공에선 드론 사용이 금지됐다. 최소 15개 도시에선 드론비행을 막기 위해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교란하는 전파방해작업도 실시됐다.
러시아군은 전승절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자폭 드론 공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60여 대의 이란제 자폭 드론으로 공습했다”며 “이 중 36대는 수도 키이우를 향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식량 창고가 불 타고 관계자 3명이 다쳤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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