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돌봄 챗GPT·하이브리드 배·전기삼륜차 보셨나요?

한명오 2023. 5. 9. 21: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막 내린 국제전기차엑스포는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E-모빌리티 기술이 집결돼 있었다.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5일까지 나흘간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는 다양한 기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러 온 전기차업계 관계자와 일반인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챗GPT를 탑재한 돌봄로봇, 하이브리드 선박 솔루션, 화물용 전기삼륜차….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발견한 유망 스타트업 3곳을 소개한다.

국내 최초 챗GPT 탑재 돌봄로봇 ‘다솜K’

5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출품된 ‘원더풀플랫폼’의 AI돌봄로봇 ‘다솜K’.

지난 2일 오후 2시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ICC 1층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로봇이었다. 네모난 스크린속에 나타난 얼굴은 웃으며 사람들을 반겼다. 관람객들은 지나가는 길을 멈추고 로봇 ‘다솜K’에게 이끌려 말을 걸어보기도 했다. 한 관람객이 “다솜아 오늘은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까?”라고 묻자 “어제 유산소운동을 하셨으니까, 오늘은 근력 운동이 좋겠네요! 근력운동 영상 틀어드릴까요?”라고 다솜K가 답했다.

원더풀플랫폼의 다솜K는 챗GPT 탑재 돌봄로봇이다. 현재로선 국내에서 유일하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소개로 참여한 이 업체는 2년여 전부터 오픈AI사를 주목해 지난해 초 오픈AI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GPT 3.0’을 적용했다. 업체 관계자는 “챗GPT를 적용해 기존 인공지능보다 주 사용층인 노인들의 말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빠르게 답변하며 더 사람에게 친화된 형태로 발전됐다”고 소개했다. ‘말벗’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됐다는 것이다. 또 기존 복약알람·음악재생·건강진단·보호자 영상통화·119와 연계된 응급호출 서비스 등은 물론 모션 감지 센서까지 추가 됐다. 원더풀플랫폼 관계자는 “기존 돌봄로봇의 기능과 더불어 챗GPT로 홀몸 어르신들이 보다 능동적인 말동무와 돌봄 서비스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솜K는 사용자인 홀몸 어르신의 대화를 기반으로 수집한 현재 어르신의 감정상태·관심사·활동패턴·식습관 데이터를 분석해 보호자에게 ‘건강지표 리포트’를 제공한다. 현재는 전국에서 7000여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돌봄로봇은 개인이 구매했을 시 130만~15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전기 추진 선박 솔루션 ‘드리이브포스’

친환경 전기 추진 선박 솔루션 ‘드라이브포스’의 전기 드라이브 모듈.

전기차엑스포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기술도 있었다. 바로 전기 추진 선박에 관한 기술이다. 드라이브포스가 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 중 한 곳이다. 전기 추진 선박에 사용되는 전기 모터는 전기차와는 달리 프로펠러가 유속에서 가속하거나 감속할 때 모터의 속도를 제어하고, 이를 제어하는 장치인 AC드라이브가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선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친환경 선박이라는 개념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드라이브포스는 기존 엔진 추진형 선박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 혹은 전기 선박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최근 이 업체는 북한강에서 유람선으로 쓰일 200t급 선박에 전기 추진 시스템을 수주했다. 업체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1시간에서 1시간30분 가량을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단점이다. 일반적인 엔진 추진형 어선 건조 시 3억~4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비용이 더 올라간다. 이 관계자는 “특히 어선에 많이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비용을 줄이는 게 숙제”라고 했다.

1t 트럭 없어도 짐 옮긴다…‘이퀄 전기삼륜차’

전기삼륜차 제조 공유 플랫폼 업체 ‘이퀄(EQUAL)’의 시제품.

뒤를 이어 방문한 곳은 전기삼륜차를 만드는 이퀄(EQUAL) 부스였다. 이 업체는 ‘누구든 사용할 수 있는’ 쏘카같은 카셰어링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초소형 공유 전기 화물차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탄생했다. 이퀄 전기삼륜차의 장점은 자동차관리법 상 ‘이륜차’로 분류돼 기존 화물운송종사자격증 없이 간편하게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인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렁크에 들어가지 않는 큰 짐을 운반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용달과 같은 화물운송 서비스를 부르지 않고도 간편하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기삼륜차는 100~300㎏의 짐을 적재할 수 있고 주행거리는 최대 60㎞를 갈 수 있다.

이퀄은 고려대학교와 민간기업 VPK의 협업을 통해 전기삼륜차를 개발했다. 업체 관계자는 “다쏘시스템을 통해 부품의 개발 비용을 절약하고 고려대 지하 주차장에 마련된 ‘X-GARAGE’에서 조립 시연하며 시제품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게임 등 다양한 체험

여러가지 체험 활동도 할 수 있었다. 메인 엑스포 전시관 3층에 마련된 ‘제주 혁신산업관’에서는 외국인을 비롯한 젊은이와 아이들에게 미니태양광 풍력발전기 모형 만들기 체험 현장도 있었다. 또 AI말벗로봇 공간에서는 홀몸 어르신이 친구로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로봇을 체험하고 직접 코딩하는 공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31)씨는 “전기차와 더불어 평소에는 잘 몰랐던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또 모라이 라운지에서는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레이싱휠과 패달로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모라이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 및 신뢰성 검증에 필요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가상환경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기술과 시험을 할 수 있게끔 플랫폼을 제공한다. 모라이 관계자는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받아든 테스트 결과를 실제 도로 주행 결과와 연계시킬 수 있어 자율주행 개발 과정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기간을 줄이고 비용을 감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국제전기차엑스포에는 BMW와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부터 한국전력공사와 같은 공기업, 다양한 중·소기업, 스타트업체 등 50여개국에서 200여개의 기업 관계자가 모였다. 콘퍼런스에서는 200여개 세션이 열렸는데 국내외 전문가들이 전기차 자율주행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발전 가능성을 서로 머리를 맞대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2023 글로벌 팁스 포럼’에는 300여 명의 팁스(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운영사와 창업팀, 스타트업 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엑셀러레이터캐피털(AC)이 참여했다.

글·사진 서귀포=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