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무실점 KIA 양현종, '광현종 대결'에서 웃었다

김효경 2023. 5. 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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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역투하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 연합뉴스

KBO리그 대표 좌완 '광현종' 대결에서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이 웃었다. 김광현(35·SSG 랜더스)과 맞대결에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양현종은 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3차전에서 선발 등판, 8이닝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했다. 양현종은 3-0으로 앞선 9회 초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정해영과 교체됐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정해영이 3-0 승리를 지키면서 양현종은 통산 161승을 따내 정민철과 함께 통산 최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 주말 3연전이 모두 우천취소됐던 KIA(14승 12패)는 2연승을 이어갔다. 1위 SSG는 5연승을 마감했다.

양현종이 8이닝을 던진 건 2020년 10월 18일 잠실 LG전 이후 933일만이다. 두자릿수 탈삼진도 2020년 9월 4일 사직 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 1차전(10개) 이후 977일 만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63에서 1.97로 내려갔다.

두 투수가 맞붙는 건 8년 만이었다. 2015년 9월 26일 광주에서 통산 여섯 번째 대결을 펼쳤다. 맞대결 성적은 팽팽했다. 6경기에서 두 팀은 3승 3패로 맞섰다. 양현종은 2승 2패, 김광현은 2승 3패를 기록했다.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투구하는 SSG 랜더스 김광현. 연합뉴스

양현종은 1회를 가볍게 막았다. 2사 이후 3번 김강민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최정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김광현 역시 삼자범퇴로 1회를 끝냈다. 2회도 무실점한 두 투수는 3회엔 나란히 병살타를 이끌어내 빠르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KIA 타자들은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최형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변우혁이 김광현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월 투런포(시즌 3호)를 때렸다. 5회엔 박찬호가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쳤고, 류지혁의 적시타로 득점했다. 3-0. 양현종은 4·5회 연달아 외야수들의 아쉬운 수비가 나와 스코어링 포지션에 몰렸지만, 잘 버텼다.

양현종은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잘 활용했다. 특히 바깥쪽 빠른 공(최고 시속 146㎞)을 결정구로 잘 활용했다. 10개의 삼진 중 무려 다섯 개를 바깥쪽 직구로 잡아냈다.

김광현도 선발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 6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박민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6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 올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투구수는 85개였지만, 14일(일요일) 등판 가능성이 높아 빠르게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7회까지 90개를 던진 양현종은 8회 선두타자 김민식을 2루 땅볼로 잡았으나, 추신수에게 안타를 맞았다. 최주환이 수비 시프트를 깨기 위해 번트를 시도했으나 아웃되면서 2사 1루. 정명원 KIA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교체는 없었다. 양현종은 공 1개로 김강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홈 KIA 팬들은 양현종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종국 감독은 "양현종이 에이스답게 8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최다승 공동 2위에 오른 것을 축하한다. 현종이의 뒤를 이은 해영이도 9일만의 등판임에도 안정된 제구와 힘있는 공을 뿌리며 팀 승리를 든든하게 지켜줬다"고 했다. 이어 "변우혁이 선취점이 필요한 타이밍에 귀중한 2점 홈런을 기록해줬고, 류지혁의 추가타점도 팀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많은 홈 팬들앞에서 승리로 보답해드려 기분좋다. 내일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많이 쉬어 좋은 상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던져 투구수 관리가 잘 됐다. 원하는 로케이션으로 던졌다. 7,8회 힘이 떨어졌는데도 완급 조절이 잘 돼서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과의 대결에 대해선 "상대 투수랑 싸우는 게 아니라 타자와 싸우는 거다. 전력분석을 열심히 했다"며 "앞으로는 만날 일이 없을 거 같고, 만나는 게 부담스럽긴 하다. 안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부터 라이벌이란 이야기 들었지만 이제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둘 다 부상없이 오래 야구를 했으면 한다"고 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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