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수 "이화영의 北스마트팜 지원, 국정원에도 다 말했다"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서 북측과 연결고리 역할을 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보고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부수 “국정원에도 다 말했다”
안 회장은 9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제3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밝혔다. “경기도가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김성혜 조선 아태위 실장이 곤경에 처하고 경기도의 대북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대납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안 회장은 “(쌍방울그룹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전 부지사고, 이 대표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점 등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이 전 부지사와의 관계도 있으니 500만불을 북한에 지원한 것”이라며 “이유없이 (쌍방울이 북한에 지원)할 수는 없다. 나를 보고 (지원)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와 김성혜 실장 등이 스마트팜 조성사업 지원을 협의하는 과정을 국정원과 논의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북한에서 ‘경기도가 약속을 안 지킨다’고 연락이 와 이 전 부지사에게 전화했더니 ‘못 해준다’고 해서 ‘왜 못 지킬 약속을 해서 힘들게 하냐’고 짜증냈다”며 “이런 내용도 다 (국정원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보고한 국정원 직원이) 이 전 부지사의 친척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국정원에 쌍방울이 경기도 대신 대가를 지급한다는 말도 했냐”고 재차 묻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에게도 “비밀서약을 해서 말 못 한다”면서도 “쌍방울에서 대신 준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의 대북송금에 관여한 적 없다”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과 대치되는 내용이다.
김성혜 금송 요구에 이화영 “해줍시다”
안 회장은 김성혜에 대한 ‘뇌물’ 의혹이 제기된 금송 묘목 북한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김성혜가 (금송을) 원한다’고 했더니 이 전 부지사가 ‘좋아요, 해줍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나중에) 경기도 담당자가 ‘금송은 산림녹화용이 아니니 수종을 바꿔달라’고 요구해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인)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에게 얘기했더니 ‘그냥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북한이 작성했다는 송금 확인 영수증(령수증)에 다른 공문과 달리 북한의 직인은 없고 송명철 조선 아태위 부실장의 서명만 있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 회장은 “조선아태위는 직인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없다”며 “송명철은 책임자다. 그런 사람의 자필은 직인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오는 16일 진행되는 이 전 부지사의 32차 공판에는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나와 검찰 측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이 법정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 위증 및 자료 유출 수사 놓고 변호인 항의
한편 이날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주변 인물들을 위증 혐의로 조사하는 것과 검찰 수사자료 유출로 변호인 등을 참고인 조사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변호사의 변호인은 “법원의 판단이 있는 것도 아닌데 검찰의 의견과 다르다고 사건 관계자들을 위증 혐의로 소환해 수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검찰 수사 자료 유출 사건도 우리가 민주당과 만난 적이 없는데 변론하는 변호인에게 소환 통보하는 것이 맞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런 내용을 재판에서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최모란·손성배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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