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원내대표, 30대는 금기? 장혜영 "당이 날 주저앉혔다"
당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소속의 배진교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정의당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정의당은 9일 의원총회를 열고 배진교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소속 의원들이 돌아가며 원내대표를 맡았던 관례에 따라, 장혜영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하지만 두 차례 원내대표를 지낸 배 의원이 재출마 의사를 밝히며 결과가 달라졌다. 이은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장혜영 의원이 출마 의사를 철회해서 배 의원이 원내대표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에서 2차례 원내대표를 지냈던 배 의원은 이번 선출로 3번째 원내대표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배 의원은 2020년 5월 30일 첫 원내대표로 선출됐다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2020년 9월 사퇴했다. 이후 2021년 5월에 재차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1년 임기를 채웠다. 배 의원은 당선 소감으로 “정의당은 악마와 싸우지 않겠다”며 “서로를 악마로 모는 증오의 정치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던 장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앞 뒤 맥락을 모두 자르고 당에서 자진 철회로만 발표를 했다”며 “당이 사실상 무리하게 주저앉힌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와 류호정 의원에 대한 편견이 의원들 사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전혀 뚫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이전의 기회들을 양보했던 것들이 기회 박탈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던 류호정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 의원단이 비겁한 선택을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30대 원내지도부를 구성해 ‘변화와 도전’을 시작했다고 알리고 싶었다.”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두 극단의 진영정치와 다른 다원성의 정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의당 관계자도 “50대·남성·변호사라는 대한민국 국회의 평균적 얼굴을 바꾸는 것이 진짜 목표라던 지난 총선 당시의 약속은 오늘로 완전히 깨졌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안팎에서는 수면 위로 떠오른 이번 갈등이 제3지대 연대를 꾀하는 장혜영·류호정 의원과, 진보당 등과의 진보대연합을 모색하는 당 주류와의 노선 갈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장 의원 측은 신당 준비모임 ‘세 번째 권력’을 통한 새로운 인재영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배 의원 측은 진보당, 민노총까지 다시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이 부분에서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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