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맥주' 난리나더니 렉서스도 잘 나간다…'노재팬' 끝났나

김민상 2023. 5. 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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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국내에서 사전 계약이 시작된 도요타의 크라운. AP=연합뉴스

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거세게 일었던 일본산 불매 운동이 잦아들면서 맥주에 이어 자동차 수입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4월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판매량이 43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하이브리드 ES300h로 4월 한 달간 648대가 팔려 수입차 중에서 세 번째 ‘베스트 셀링카’로 집계됐다. 1~4월 누적으로도 3094대가 팔려 독일 BMW 520과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도요타 올해 한국서 신차 8종 출시 예정


도요타도 1~4월 2383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35.6%가 늘었다. 도요타는 올해 한국에서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신차 8종을 출시해 판매 실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의 5세대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고, 지난 8일부터는 ‘크라운’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크라운은 1955년 선보인 도요타의 첫 양산형 제품으로, 지난해 16세대까지 출시된 대표 모델이다.

강대환 도요타코리아 상무는 “크라운은 지난 2월 처음 공개한 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이어 전동화 차량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도요타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두 번째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도요타를 비롯해 혼다와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나선 2019년 이후 4년 연속 내리막이었다. KAIDA에 따르면 2018년 4만5253대였던 일본 업체 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 2만564대로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만6991대로 2007년 이후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닛산과 인피니티는 2020년 한국에서 아예 사업을 접었다. 2004년 한국에 진출한 지 16년 만에 영업 종료였다. 이륜차 위주로 사업을 이어가던 혼다는 지난달 SUV이자, CR-V의 6세대 모델인 ‘올 뉴 CR-V 터보’를 국내에 출시했다. 6년 만에 나온 완전변경모델로 다른 국가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공개됐다.


혼다도 CR-V 6세대 완전변경 모델 국내 출시


일본산 불매 운동이 약화하면서 지난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도 1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졌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662만6000달러(약 88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148.4% 늘었다. 최근 뚜껑째 열어 마실 수 있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는 일부 편의점에서 출시와 동시에 품귀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반일 감정이 나타나기 이전으로 판매량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욱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닛산과 인피니티의 한국 사업 철수로 중고차 가격이 폭락했다”며 “4만대 이상 팔린 2019년 이전 판매량을 회복하려면 한국에서 안정적인 서비스가 계속 이뤄질 수 있다는 신뢰를 국내 소비자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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