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보훈부 장관에 박민식 현 처장 지명 "엄중한 소명 받들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국가보훈부의 초대 장관으로 박민식(57) 현 국가보훈처장을 지명했다. 지난 2월 국회가 국가조직법 개정안에 합의하면서 보훈처는 오는 6월 5일 부 승격을 앞둔 상태다. 박 장관 후보자는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장관으로 정식 임명된다.
부산 출신인 박 장관 후보자는 외교관에 이어 검사 생활을 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인 그는 1988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93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0년간 검찰에서 근무했다.
검사 생활을 마친 박 후보자는 부산 북구ㆍ강서구갑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해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실장 등을 맡았다.
보훈처 역사상 첫 국회의원 출신 수장이기도 한 박 후보자는 지난해 임명 당시 유공자 가족이라는 점으로 화제를 모았다. 선친인 고 박순유 중령은 육군 맹호부대 첩보대장으로 베트남전에 파병을 나갔다가 72년 6월 전사했다. 박 중령은 일제강점기이던 42년 경남 거창 신원초등학교 동맹 휴학 사건을 주동해 10여일간 구속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이 같은 가족사를 갖고 있어 자연스럽게 보훈 정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보훈 관련 다수의 법령을 통과시켰고 처장 취임 이후엔 보훈처의 부 승격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국가를 위한 희생을 어떻게 대우하는지가 그 나라 국격을 보여준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후보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처럼 보훈 부처를 ‘부’로 운영하는 건 결국 국가정체성 확립과 국민통합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보훈부 승격에 맞춰 조직 확대도 계획돼 있다. 현재 ‘1실 9국 24과’로 구성된 조직은 보훈정책실과 보훈의료심의관(국)이 더해져 ‘2실 10국 29과’로 개편된다. 311명 직원 수도 337명으로 늘어난다.
박 후보자는 “오늘 장관 후보자 지명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라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책임 있게 완수하라는 엄중한 소명으로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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