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지정 해지' 태안 곰섬해수욕장에 무슨 일이?
[이성엽 기자]
▲ 토지 소유주로 인해 진입이 제한된 곰섬해수욕장. |
ⓒ 이성엽 |
두 곳 해수욕장의 해변은 공유수면으로 공공의 자산이지만 해변으로 향하는 진입로 전체가 사유지로 캠핑장이나 펜션 등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진입 자체가 불가해 일부 캠핑장이나 펜션의 전유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해수욕장이기 때문에 여름 해수욕시즌에는 안전관리요원 등 공공인력이 투입되는 등 세금 낭비 문제도 함께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 태안군의회 의원들은 해수욕장 지정 해제를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2022년 8월 제288회 태안군의회 임시회에서 김영인 의원은 "해수욕장 내 사유지에서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물론) 사유지 중요하다. 하지만 도로를 지정해 놓고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군이나 국립공원관리공단, 충청남도에서 공적 자본을 투입해 각종 시설을 설치했는데 이는 사유지 소유권자의 재산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인력을 투입해 해수욕장을 청소를 해주고 안전관리까지 해주고 있다.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계속해서 "사유권을 침해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유권은 존중하지만 해수욕장이라는 것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며 "한참 운영 중인 해수욕장을 왔는데 들어가지 못하고 차를 돌린다? 우리 관광에 피해를 준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지적 이후 박용성 의원 또한 곰섬해수욕장과 관련해 "이 문제는 지난 2019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며 "곰섬항이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은 항포구를 개설했다. 그리고 항포구 내에 해수욕장이 있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럼에도 계속 해수욕장을 지정해 줬다. 해수욕장으로 지정된 곳은 사유지 문제로 진입할 수도 없고 이런 문제가 계속되다 보니 번영회를 알력도 있었지만 올해도 지정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앞서 지정이 해제된 안면도 밧개해수욕장의 사례를 들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곰섬에 구조대원들이 투입됐는데 폐지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폐지하고 다른 해수욕장에 더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또한 지난 3월 열린 29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도 "해수욕장 지정 해지와 관련해서는 확실히 해야 한다. 진입로 문제가 해결되지 안 된다"며 "해수욕장 운영을 계속하려면 해수욕장으로서의 여건을 완전히 충족했을 때 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또 이 같은 문제는 KBS 등 방송국에서 집중 조명하며 이슈가 되기도 한 바, 태안군은 지난달 해수욕장 지정 해지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답사를 진행했다.
곰섬에 더이상 안전요원 투입되지 않을 예정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해수욕장 운영이 지속되길 원하지만, 토지 소유주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일 열린 태안군 해수욕장협의회에서 곰섬해수욕장에 대한 해수욕장 지정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논란을 겪은 바 있는 백리포해수욕장은 해수욕장 운영을 계속하기로 했다. 해수욕장 해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군청 직원들이 백리포를 찾았을 당시 주민들은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는 바리게이트 등을 모두 치운 상태였으며 향후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또 해수욕장 앞 공터를 개방해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 마련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수욕장협의회에서는 올 한해 더 약속이행 여부를 지켜보고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시 지정을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해수욕장 지정이 해지되며 올해부터 곰섬에는 안전요원이 투입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화장실 등 공공시설에 대한 관리는 군에서 남면사무소로 이관 됐다. 공공화장실의 경우 해변과 인접한 도로 건너편에 있어 펜션이나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아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이 앞으로 해수욕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오솔길이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 얼마 전까지 해수욕장이었던 곰섬 해변으로 향하는 길 안내 표지판과 공중화장실, 유일한 진입로인 오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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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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