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후 우울증 경험한 허은아, 1020 위한 '한마을 모범택시' 제안

정계성 2023. 5. 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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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고민 소통 공간 '한마을 모범택시'를 제안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상호 익명성이 보장되면서도 공감대를 바탕으로 절망에 빠진 1020 세대의 고충을 청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비극적 선택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는 게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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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살률 줄어드는데 1020만 증가
허은아 "공통적 원인은 고립감·우울증"
고충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어른' 필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고민 소통 공간 '한마을 모범택시'를 제안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상호 익명성이 보장되면서도 공감대를 바탕으로 절망에 빠진 1020 세대의 고충을 청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비극적 선택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는 게 요지다.


허 의원은 9일 블로그 글을 통해 "지금 1020 세대의 삶 속에는 이해하고 듣는 어른은 부족하거나 부재중이다. 똑같이 그 시절을 보냈다면서 '완장'처럼 어른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그 시절 똑같이 아팠던 기억으로 1020 세대의 다양함을 인정하고 고통을 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마을 모범택시' 제안에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갤러리(울갤)에서 활동하던 어느 10대의 극단적 선택과 이를 생중계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계기가 됐다. 국가 차원에서 '자살예방 기본 대책' 등이 시행되고 있으나, 오히려 1020 세대의 자살률은 높아지는 형국이다.


실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체 자살률은 2011년 이후 감소 중인데 반해 인구 10만 명당 20대 자살률은 2017년 16.4명에서 2021년 23.5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10대는 4.7명에서 7.1명으로 증가했다.


허 의원은 비극적 선택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입시에서의 치열한 경쟁 환경 △SNS 의존과 비교 과시하는 물질 중심 풍조에서 겪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 등을 꼽은 뒤 "공통된 점은 극단적 고립 상태에서 우울증을 겪고 심리적 벼랑 끝에 몰리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대안은 극단적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 위로가 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게 허 의원의 생각이다. 다양한 원인들에 대한 개별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손을 뻗어 당장 닿을 수 있는 제도 마련이 보다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마음 모범택시' 아이디어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카우아이 섬 사례에서 얻었다. 허 의원은 "가난과 질병, 범죄가 난무해서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당초 연구진들 대부분은 이 ‘고위험군’ 아이들이 사회 부적응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들 중 30~40%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좋은 환경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에 못지않게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며 "이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아이들의 주변에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이해해 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최소한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허 의원은 "나도 20대 때 우울증 당사자였다. 20대에 결혼해 첫아이를 유산한 후 난임이 됐을 때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흐린 날보다 맑은 날에 거리에서 사람들을 마주칠 때면, 특히 더 혼자가 된 것 같았다"며 "나이의 숫자로는 어른이면서도, 1020 세대의 고통을 나누지 못했던 어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기 고백을 말하고 싶고, 자기 다짐을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나는 듣는(廳) 관찰자이고자 한다"고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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