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北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핵 협의’는 양자 체제 강화할 듯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과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이 본격적인 한·미·일 3국 공조를 이끄는 모양새다.
3국은 북핵 공조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계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일은 물론 미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3국이 탐지·요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미·일 3국은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3국 국방장관 회의를 열고 실시간 미사일 정보 공유 방침에 최종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미·일은 과거에도 3국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담 등 주요 계기마다 공조 의지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다만 이같은 의지를 뒷받침할 후속 조치가 부족했다. 그 결과 3국 공조는 대북 압박 메시지 이상의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졌다. 특히 3국 공조의 약한 고리로 여겨졌던 한·일 관계가 갈등 국면에 갇혀 있던 탓에 한·미, 미·일 협력이 강화되는 와중에도 한·미·일 협력은 진전되지 못했다.
한·일→한·미→한·일 회담 거치며 '신뢰 강화'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실시간 미사일 정보 공유의 핵심은 미국이 위성 기반 적외선 탐지체계 등을 활용해 확보한 미사일 동향 정보를 한·일이 시차 없이 공유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한·미, 미·일 간 기존에 운용하던 정보 공유 체계를 3국으로 확장하는 방식은 손쉽겠지만, 시차가 발생하는 기한계 역시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론 시스템 자체를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日 NCG 참여 배제 않는다"
다만 NCG를 3자 협의체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NCG는 한·미 차관보급 협의체라는 것 이외엔 구체적 운용 방식과 방향성조차 확정되지 않은 만큼 협의체의 규모를 키우기보단 내실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미 간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협의체인 NCG에 일본이 참여했을 때의 실효성 역시 분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단은 한·미 간 핵협의그룹을 실효적으로 이행하는 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별도의 3국 협의체 신설이 나은 대안"
국내의 여론 역시 확장억제 강화에 이어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장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대북 강경 대응을 선호하는 의견이 많다. 다만 핵 비확산 체제 강화의 선봉에 선 일본은 전술핵 재배치 등 일체의 핵무장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선을 긋고 있다. 1967년 당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일본 총리가 발표한 비핵 3원칙인 “핵무기는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입장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해야 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그 방법론에서 한·일 양국은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일 간에도 북핵 위협 대응을 안보 공조 차원에서 논의하고는 있지만, 공조의 핵심 분야는 북한 문제가 아닌 중국의 위협과 그로 인한 리스크 관리”라며 “일본이 NCG에 참여할 경우 전선이 지나치게 넓어지거나 북핵 대응 자체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NCG는 한·미 양자 협의체로 운용하되 별도의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를 신설하는 게 나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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