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서울광장 사용 불허한 서울시...여론은 ‘찬반 팽팽’ [민심레이더]
40.2% “서울시 결정 존중”
서울시는 서울광장 사용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열린광장운영 시민위원회를 열고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낸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불허했다고 지난 5월 4일 밝혔는데요, 2015년부터 매년 허용한 서울광장 사용을 8년 만에 막은 결정입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죠.
퀴어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여름 열리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소주자 축제입니다. 2015년부터는 계속해서 서울광장에서 개최됐죠.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한 2년을 빼면, 총 6차례 서울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지난해 축제 때는 1만3000여명이 참가해 서울광장 일대에서 행진을 벌이기도 했죠.
서울시는 이번 불허 결정에 대해 “관련 조례에 따라 적법하게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입니다. 퀴어축제 조직위는 오는 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는 신청서를 지난 4월 3일 제출했죠. 그런데 같은 날 기독교계 단체인 CTS문화재단도 같은 기간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 콘서트’ 개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조례에 따라 CTS문화재단이 낸 신청서를 받아들였죠.
이번 결정을 두고 퀴어축제 조직위는 즉각 반발했는데요, 조직위는 입장문을 내고 “조례에 따른 적법한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여러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추측했던 서울시의 개입과 혐오 세력의 압력 등이 사실이 됐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7월 1일 서울퀴어퍼레이드는 반드시 열린다”며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도심 행진 강행을 예고했죠.
서울시 결정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그동안 퀴어축제 행사 때문에 다른 시민의 피해가 컸다는 의견입니다. 서울시 결정에 동의한다고 답한 한 20대 남성은 “공공장소에서 성기 모양 상품을 파는 데다 참석자 옷차림이나 시위 구호도 선을 넘는다고 생각한다”며 “보는 이들까지 불편하게 만드는데, 자유라는 이유로 이런 행태까지 나라에서 눈감아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죠.
반면 서울시 결정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들은 소수 세력을 존중하지 않은 편파적인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서울시 결정에 반대한다는 한 20대 남성은 “기독교 단체 행사는 허용하고 퀴어축제만 반대한 결정은 명백한 차별이고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이라고 주장했죠.
40대와 50~60대 의견이 극명히 갈린 점도 눈에 띄는데요, 40대에서는 서울시 결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0%로 많은 반면 50대와 60대에서는 서울시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각각 62.5%, 7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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