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봄비, 역대급 홍수 전조? 가뭄 해소 일등공신의 돌변
지난주 전국에 내린 비로 환경부 소관 34개 댐의 저수량이 일제히 상승해 일부 댐은 가뭄 단계가 해제됐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이어지던 기상 가뭄도 대부분 해소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역대급 봄비’가 여름철 ‘역대급 호우’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조 증상일 수 있어 홍수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가뭄 심각→정상으로 세 단계 건너 뛴 전남 식수원
다만 전라권 섬진강댐과 평림댐 유역은 각각 85㎜와 147㎜의 많은 비에도 심각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경상권 안동댐·임하댐·합천댐·운문댐도 주의 단계에, 충청권 보령댐과 대청댐도 주의와 관심 단계에 머물렀다. 당국은 이들 댐을 계속 가뭄 단계로 관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장마 기간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이번 가뭄의 큰 위기는 지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가뭄 집중에 댐 말라가던 충청권도 한숨 돌려
기상가뭄은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이 평년 강수량과 비교했을 때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기상가뭄이 지속되면 최근 주의·관심 단계로 진입한 충청권 댐 2곳(보령댐·대청댐)의 가뭄 단계를 상향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기상 당국의 예측대로라면 가뭄은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예상 넘는 집중 호우 가능성…홍수 적극 대비해야”
권현한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현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는 극한 기상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미 캘리포니아에서는 3~4년 내리 가뭄을 겪던 지역에 홍수가 일어났다”며 “이렇게 극한 기상이 충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한국도 빠르게 홍수 대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20년 전부터 가뭄에 시달리던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는 지난 겨울 3주간 90조리터의 비가 북서부 지역에 집중돼 19명이 숨졌다.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은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다량의 수증기가 좁고 기다란 띠 모양으로 비구름을 형성하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이 기후변화 탓에 강도가 세졌다고 분석한다.
서동일 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올해는 특히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는 탓에 5~7월에 태평양의 많은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홍수가 발생할 조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예측·예보·경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지성 호우에 오염물질을 유출할 가능성이 있는 시설물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엄마 살해범이 새아빠라 한푼 못받았다…중1 두번 죽인 '구조금' | 중앙일보
- 백지연 전 앵커, 정몽원 HL그룹 회장과 사돈 맺는다 | 중앙일보
- [단독] 뚝섬 130억 펜트하우스 현금 매수자, 전지현이었다 | 중앙일보
- 고양 가좌동 일대 한밤 1시간 정전…범인은 '뱀'이었다 | 중앙일보
- "중·러 견제 위해 미군 있어야" DJ 놀래킨 김정일 뜻밖 발언 | 중앙일보
- 겨털이야, 곁털이야? 어른이라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맞춤법 [듣똑라] | 중앙일보
- 21세기 한국서…이런 '누더기 열차' 19대 운행 중입니다 (사진) | 중앙일보
- "트럼프, 27년전 성추행 했다…66억 배상하라" 법원 첫 인정 | 중앙일보
- "한미일 안보협력 찬성" 72.2%...호남서도 절반 넘게 지지했다 | 중앙일보
- 90만원 빌리니, 이자가 130만원? 대부업 흔들리자 생긴 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