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중국, 정치인 사찰 문제로 외교관 맞추방…갈등 재점화

김상도 2023. 5. 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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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중국 간에 외교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자국 정치인과 그 가족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외교관을 추방하자 중국도 캐나다 외교관 한 명을 맞추방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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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지난 2월22일 미국 뉴욕주의 유엔(UN) 본부에서 발언하고 있다. ⓒ AP/뉴시스

캐나다와 중국 간에 외교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자국 정치인과 그 가족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외교관을 추방하자 중국도 캐나다 외교관 한 명을 맞추방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9일(현지시간) 상하이 주재 캐나다영사관 제니퍼 라론드 영사를 ‘외교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고 오는 13일까지 중국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캐나다 측의 ‘외교적 기피인물’ 지정에 대해 외교적 항의를 뜻하는 '엄정 교섭'을 제기하고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이 같은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캐나다 정부는 8일 토론토 주재 중국영사관 소속 자오웨이를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한다고 밝혔다. AF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멜라니 졸리 외교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내정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캐나다에 있는 외교관들에게 이런 행동에 관여할 경우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일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이 2021년 7월 작성된 캐나다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해온 마이클 청 캐나다 연방 하원의원의 홍콩 친인척 정보를 수집하는 등 이들을 탄압하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자오웨이는 정보 수집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서에 적시된 인물이다.


마이클 청 캐나다 연방 하원의원. ⓒ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청 의원은 2021년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인종학살'로 규정하자는 결의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중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결국 중국의 제재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 같은 보고서가 2년 전 작성됐지만 정작 당사자인 청 의원이 아무런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데다 해당 외교관은 계속 캐나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까닭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이 사안에 관해 아무런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보당국이 총리에게 보고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야당 소속인 청 의원은 지난 4일 졸리 장관에게 문제의 중국 외교관이 아직도 추방당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으면서 파문이 커졌다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중국 간 외교갈등은 격화될 전망이다. 2018년 캐나다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했을 때 중국은 캐나다인 2명을 체포해 약 3년간 구금했고 카놀라유와 돼지고기 수입 등을 중단하는 등 보복조치를 취했다.


최근에는 캐나다에서 중국이 2019년과 2021년 치러진 캐나다 선거에 친중 후보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져 반중 정서가 팽배해진 상황이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3월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을 조사할 특별 조사관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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