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로 부정맥 감지하고, AI로 식습관 조절…‘헬스’에 꽂힌 전자업계
정보가전 업계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웨어러블(착용형) 제품에 건강관리 기능을 더하거나 새로운 카테고리의 전자의료기기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팔목 주치의’…부정맥도‧생리도 예측한다
9일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에 건강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게 부정맥 알림 기능이다. 갤럭시워치 뒷면의 ‘바이오 액티브 센서’가 팔목의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감지하면 액정에 ‘심방세동 가능성이 있다’는 알림 메시지가 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워치6에 탑재된다. 갤워치4‧5 시리즈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갤워치5에는 생리와 수면 관리 기능도 추가됐다. 적외선 기반의 비접촉식 온도 측정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잠을 자는 동안 체온을 재서 배란일이나 가임기 등 생리주기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려준다. 전날 밤 수면시간과 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수면 인사이트’ 기능도 있다.
헬스케어 로봇이나 의료기기 출시도 활발하다. 삼성전자가 연내 출시를 예고한 ‘EX1’은 고관절이나 무릎·발목 등에 착용해 이를 지지하고 움직임을 돕는 보행보조 로봇이다. 지난 3월에는 특허청에 헬스케어 로봇 제품군 관련 ‘봇핏’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몸 곳곳의 원인 모를 만성통증을 줄여주는 의료기기인 ‘메디페인’을 선보였다. 최근 미국 케어 전문기업 바야다와 손잡고 제품 판매를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에는 수면 케어 솔루션 ‘브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용 무선 이어셋으로 뇌파를 측정해 수면 데이터를 분석하고, 보다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에어컨 브랜드로 유명한 위니아도 척추 건강 의료기기인 ‘위니아me 닥터마사지’를 내놓았다.
감정 관리하고, 뇌파로 ‘잘’ 재운다
애플의 헬스케어는 건강에 ‘감정’까지 조절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이 인공지능(AI) 기반의 건강· 코칭 서비스와 감정 추적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용자에게 운동 동기를 부여하고, 식습관이나 수면 패턴 개선을 권유하는 식으로 건강 코칭 서비스(코드명 ‘쿼츠’)를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아이폰에서 제공되는 기존 건강 앱에도 감정을 추적하고, 근시 등 시력 관리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사용자의 말소리나 쓰는 단어를 토대로 기분을 파악하는 알고리즘 개발이 목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성장성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한국무역협회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19년 1063억 달러(약 140조원)에서 연평균 29.5% 성장해 2026년 6394억 달러(약 84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와 함께 한다는 데 강점이 있다”며 “특히 수집된 생체 데이터는 마케팅이나 의학정보 공유 등 새로운 먹거리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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