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AI, 전시상황서 위험…적절치 못한 행동 추천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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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의 전설'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 전 세계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시 상황을 예로 들면서 AI가 대통령과 보좌진에 부적절한 행동 지침을 추천할 경우 "그 답변에 의존한다면 우리는 이 답변을 더블 체크할 수가 없다. 그 기계(AI)가 확보한 모든 지식을 재검토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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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의 전설'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 전 세계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AI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에게 잘못된 선택을 추천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AI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가 작동하는 속도가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시 상황을 예로 들면서 AI가 대통령과 보좌진에 부적절한 행동 지침을 추천할 경우 "그 답변에 의존한다면 우리는 이 답변을 더블 체크할 수가 없다. 그 기계(AI)가 확보한 모든 지식을 재검토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AI가 보유하는) 지식을 계속해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러한 점에서 AI의 위험성을 알리려 한다면서 "내가 핵무기를 대할 때 했던 것처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진화(AI 기술 개발)의 효과의 중요성에 관해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AI 관련 군비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키신저 전 장관은 "그렇다"면서도 그 양상은 일반 군비 경쟁과는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전 군비 경쟁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그럴듯해 보이는 논리가 있었다"면서 "이는 완전히 새로운 문제"라고 평가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 국무장관으로 일하던 1970년대 미·중 수교를 성사시키고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를 종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외교가의 '산 증인'이다. 2021년에는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슈미트와 다니엘 후텐로허 MIT 교수와 함께 'AI의 시대(The Age of AI)'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이 AI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2016년이다. 당시 슈미트 전 CEO의 초대로 미국과 유럽의 정·재계, 왕실 관계자가 모여 다양한 국제 정치·경제 문제를 토의하고 비밀리에 정책을 결정하는 모임인 빌데르베르흐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AI 관련 강의를 듣고는 관심을 갖게 됐다고 2021년 타임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슈미트 전 CEO, 후텐로허 교수와 지난 2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AI의 역량이 기술 발전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면서 AI를 만든 사람들조차도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완전히 인식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우리의 미래는 이제 미스테리하고 위험성이 있으며 놀라운 완전히 새로운 요소가 자리 잡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1923년생인 키신저 전 장관은 오는 27일을 기점으로 100세가 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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