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美전기차 보조금…현대차 점유율 2위 자리 밀려 3위로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지난 1분기(1~3월) 현대차그룹이 판매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2위에서 한 단계 내려갔다.
9일 배터리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비(非)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118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했다. SNE리서치는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까지 합쳐 판매량을 집계했다.
1위 테슬라,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
판매 1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 나타났다. 1분기 28만60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2.4%에서 올해 24.2%로 확대됐다. 다만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내리면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2위는 폭스바겐‧아우디‧스코다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독일의 폭스바겐그룹이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5만3000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12.9%로 전년 동기(12.6%)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순위는 3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유럽 브랜드 중 최초로 미국 정부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한 ID.4를 비롯해 아우디의 E-트론 등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ID.4 판매 폭스바겐은 3위에서 2위로 상승
현대차그룹은 11만9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점유율은 13.5%에서 10.1%로 내려가 순위는 2위에서 3위로 한 칸 밀렸다. 4위인 유럽의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 점유율(10%)과는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이번 순위 감소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가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나 기아의 EV9 등의 신차 출시와 기존 현대차 아이오닉6의 세계 시장 판매 확대 등으로 2분기에는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내수 중심이던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39.6% 상승해 9위에 올라섰다. MG-4‧MG-5‧MG-ZS 등 모델 유럽 판매량 증가로 전년 대비 143.8% 늘어난 3만4000대를 판매량으로 기록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검증된 상하이자동차‧니오‧지리‧비야디(BYD) 등 브랜드들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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