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에도 부는 검찰바람”...관료 출신 사외이사 4명 중 1명은 검찰

국내 30대 그룹 사외이사 경력 분석. (리더스인덱스 제공)

올해 국내 30대 그룹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34%는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료 출신 사외이사 4명 중 1명은 검찰 출신이었다. 전통적으로 사외이사 비중은 학계 출신 비중이 가장 높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검찰을 비롯한 관료 출신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3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19개 기업의 신규 사외이사 147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규 선임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이 50명(34%)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30.5%)보다 3.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관료 출신 중에는 검찰 출신이 12명(24%)으로 가장 많았다.

그동안 기업의 사외이사는 학계 출신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학계 출신 사외이사는 31.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25.9%(38명)로 5.8%포인트 감소했다.

이번에 선임된 대표적 검찰 출신으로는 삼성SDS 사외이사에 선임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을 꼽을 수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자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구본선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롯데케미칼과 현대건설기계는 차경환 전 수원지검장(겸직)을, 고려아연은 권순범 전 대구고검장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현대위아 신규 사외이사로는 이동렬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선임됐으며 이마트와 광주신세계는 이상호 전 대전지검장과 이건리 전 창원지검장을 각각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했다.

(리더스인덱스 제공)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검찰에 이어 국세청(7명·14.9%), 법원(6명·12.8%), 공정거래위원회(4명·8.5%) 등 순으로 많았다.

그룹별로 보면 영풍그룹은 신규 사외이사 3명을 모두 관료 출신으로 선임했다. 신세계그룹은 신규 선임 사외이사 10명 중 8명이, 현대백화점그룹은 신규 사외이사 8명 중 6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재계 출신 사외이사는 32명으로 집계됐다. 재계 출신 비중은 6%에서 21.8%로 무려 15.8%포인트나 상승했다.

또 신규 사외이사 중 여성은 27명으로 18.4%의 비중을 차지했다. 30대 그룹 전체 사외이사(767명) 중 여성 사외이사는 141명으로 지난해(119명)보다 22명이 늘었고 비중은 15.1%에서 18.4%로 3.3%포인트 상승했다. 여성 사외이사 중에서는 학계 출신이 63명(44.7%)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관료(24명·17%), 재계(23명·16.3%) 등 순이었다.

[윤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