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선박 수주 ‘싹쓸이’…10척 중 8척 가까이 가져갔다

강기헌 2023. 5. 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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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시장에서 중국이 약진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 38만CGT(20%)를 수주해 중국 141만CGT(7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중국이 전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엔 수주 점유율이 80%에 가까웠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185만CGT(표준선 환산톤수·80척)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줄어들었다. 이 중 한국은 38만CGT(20%)를 수주해 중국 141만CGT(7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척수로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13척, 62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6만CGT, 5척 수주에 그쳤다.

2019년 이후 매년 4월 기준으로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70%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4월 수주량을 살펴보면 중국 점유율은 2019년 4월 52%에서 65%(2020년 4월), 60%(2021년 4월), 64%(2022년 4월)로 증가 추세에 있다.

총 수주 잔량은 전월 대비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세계 수주 잔량은 1억1100만CGT로 3월 말 대비 38만CGT 줄었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 5008만CGT(45%), 한국 3845만CGT(35%), 일본 1040CGT(9%), 기타 1207만CGT(11%) 순이었다.

중국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앞세워 선박 수주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시장의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은 722척이었는데, 이 가운데 중국 조선소가 440척을 수주해 전체의 60.94%를 차지했다. 벌크선도 비슷한 상황이다. 2021년 기준으로 벌크선 수주 잔량 774척 중 중국은 484척(62.53%)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선박 건조 가격은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67.32로 전년 동기 대비 9.54포인트 상승했다. 선종별로는 LNG 운반선 2억5600만 달러(약 3380억원), 초대형 유조선(VLCC) 1억2200만 달러(약 1610억원), 초대형 컨테이너선 2억1750만 달러(약 2870억원)를 기록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까지 국내 5개 조선사의 수주액은 총 11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2% 감소했다. 지난해(27척)보다 올해 들어 LNG선 수주가 17척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며 “전반적인 물동량 지표가 하향 조정되고 있고, 유럽 선사들의 발주가 줄어든 점은 한국에 악재”라고 설명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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