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이후 美 반도체 수입 시장서 대만 4→1위 점프, 중국은
미·중 통상 갈등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최근 4년 새 3분의 1로 줄어든 대신 대만산 비중이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소폭 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자료를 통해 2018년과 지난해 미국 반도체 수입 시장의 주요국 점유율 분석한 결과 중국은 30.2%에서 11.7%로 하락했다. 중국은 2003~2018년 미국 반도체 수입 시장에서 1위를 유지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엔 4위를 내려앉았다. 미국은 2018년 대중 수입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10~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듬해까지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같은 시기 미국산 기술·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부품과 장비에 대한 대중 수출도 제한했다.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는 동안 대만의 점유율은 9.5%에서 19.2%로 수직 상승했다. 순위는 같은 기간 4→1위로 뛰었다. 한국은 메모리 시장이 호황이던 2017년 3위로 올라가 지난해까지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한국과 대만의 점유율을 비교하면 2018년에는 한국이 1.3%포인트 높았지만 지난해엔 대만이 6.6%포인트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점유율 소폭 상승하며 3위 유지
베트남 역시 점유율이 2.5→9.8%로 늘며 수혜를 입었다. 인텔 공장이 있는 말레이시아는 점유율이 줄었지만(22.8→18.3%) 2위 자리를 지켰다.
대만과 베트남은 미국 반도체 최대 수입 품목인 ‘컴퓨터 등의 부품’ 분야에서 대중 압박의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에서 중국의 미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15%포인트 하락했지만 대만과 베트남의 점유율은 각각 6.8%포인트, 3.5%포인트 상승했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품목인 ‘기타 전자 집적회로’의 수입액 중 대만으로부터 수입액은 119%(18억4000만→40억3000만 달러) 늘었다.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 및 태양전지·태양광 모듈 등 품목’의 수입액 중 베트남으로부터 수입액은 874%(3억9000만→38억 달러) 증가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정부가 첨단전략산업 시설 투자 세액공제 확대, 투자 인허가 처리 신속화 등 국내 투자 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활용해 국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반도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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