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칼날에 '코인' 비판까지…민주당 박광온, 쇄신 강도 높인다

김민석 2023. 5. 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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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4시부터 '쇄신 의총'…끝장 토론
돈봉투 사태·김남국 코인 등 쇄신 마련 집중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 통과 촉구 목소리도
비명계 커진 만큼 '쇄신안' 요구도 확장될 듯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새 국면에 들어선 돈봉투 사태와 국민감정을 자극한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사태의 대응을 위해 '쇄신'의 강도를 높인다. 두 사건을 포함해 국민들의 비판이 빗발치는 민주당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번 주말 '끝장토론식' 쇄신 의원총회를 먼저 소집한 뒤, 이후 약속했던 1박2일의 워크숍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단 방침이다. 당내에선 이번 의총을 통해 최근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비명계가 쇄신안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쇄신의총을 오는 14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가질 예정"이라며 "지난 1차 의총 때 여러 의원이 제안한 방안과 오늘부터 진행할 국민과 당원, 국회의원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중토론을 가진 뒤 쇄신방안을 마련해서 국민께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첫 번째 쇄신 의총을 열고 돈봉투 의혹으로 훼손된 당의 신뢰 회복 절차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돈봉투에 연루됐단 의혹이 불거진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당시 의총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두 의원의 "자진 탈당만으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표출하며 탈당 기준 등의 재정립 등 전반적인 당내 시스템 개편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쇄신 의총에서는 돈봉투 의혹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전날 법원이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하면서, 사건 자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 만큼 더 강도 높은 쇄신안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쇄신 의총의 안건은 지난 1차 의총에서 의원들이 얘기한 사항 모두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효율적인 논의를 위해 사전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최근 화제로 떠오른 김남국 의원의 '60억 코인 보유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김 의원의 코인 보유 의혹에 대한 질문에 "이 건은 원내 상황은 아니고, 당 지도부에서 현 상황을 지켜보고 국민 여론을 보면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관계 대해선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김 의원과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쇄신 의총에서) 당의 문제점과 당이 개선할 점에 대해 의견이 있을 것인 만큼 코인 관련 문제도 의원들이 발언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원이나 지지자들에 국한하지 않고 국민들의 의견을 보고 있다"며 "원내 상황으로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가상자산이 공직자의 등록 대상 재산에 신속하게 추가하는 법안으로 여야가 협의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처리하도록 진행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해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의 대응책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 원내대변인이 설명한 법안은 앞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발의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다. 김 원내대변인과 황운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1명은 지난 2일 공직자의 가상자산 공개를 의무화하고, 금융거래 정보 제출 기관에 가상자산 사업자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원내지도부가 코인 의혹에 대한 쇄신안까지 논의하려는 이유는 최근 당내에서 김 의원을 향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서다. 김 원내대변인도 해당 사건이 "원내에서 해결할 상황이 아니어서 당 지도부가 하면 좋을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운을 떼고서도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의 빠른 통과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원내지도부가 이를 쇄신안건으로 포함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이번 쇄신 의총에서 당내 비명계의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앞서 열린 첫번째 의총에서도 '탈당 기준'을 놓고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비판 발언도 등장했던 만큼 이번 사태 역시 지도부와 친명계의 일탈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단 분석이다.


실제로 비명계인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과 불충분한 해명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고, 관련 정보 전체를 공개하라"며 "더 큰 문제는 입장문을 내며 사과는커녕 유감을 표명하는 말조차 하지 않는 태도"라고 김남국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역시 비명계로 평가받고 있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조금이라도 도덕성에 흠결이 가는 듯한, 실정법에 위반이 되든지 말든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면 상대방보다 훨씬 더, 배 이상의 그런 타격을 감수해야 된다"며 "공직자가 주식이나 특히 코인 같은, 그것도 잡코인 같은 걸로 치부, 재산 증식하는 데 뛰어들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적절하지 않다"고 김남국 의원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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