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김남국, 민주당 안에서도 '갸웃갸웃'

이경태 2023. 5. 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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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인사들, 해명 태도와 내용 대해 비판... 쇄신 의총에서 논란 다뤄질 듯

[이경태 기자]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른바 '60억 코인' 논란에 대해 다시 입장을 밝혔다. 전날(8일) 본인의 주식 및 코인 거래내역 등을 담은 입장문을 통해 밝혔던 해명과 거의 같은 내용이었다.

그는 이날 "(코인 투자시기는) 변호사 일을 하고 있었을 때였기 때문에 직업으로서 제 돈으로 '내돈내투'(내 돈으로 내가 투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부자 거래를 이용한 거래 아니냐'는 의혹에도 "이미 한참 폭락하고 있었던 시점에 매도했다"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팔았다고 한다면 고점에서 팔았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연달은 해명에도 당내 반응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다수의 당내 인사들이 9일 이번 논란에 대한 김 의원의 태도와 해명 내용 등을 비판하고 나섰다(관련기사 : 거래내역 공개 김남국 "현재 코인 9억 1천, 허위 보도 강력 대응" https://omn.kr/23um5).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도 없어... 정말 아무 문제 없다 생각하나"

가장 많이 질타를 받은 부분은 '태도'였다. 가상화폐 투자가 위법한 것도 아니고, 현재 국회의원의 재산신고 대상에 빠진 제도상의 미비점도 이해하지만, 김 의원이 너무나 당당하게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투로 나서면서 비판 여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이날(9일) 본인 페이스북에 김 의원에게 "탈법·불법이 없다고 당당할 일이 아니다.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일"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민들이 볼 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저를 비롯한 동료 의원들 또한 마찬가지다"며 "그럼에도 김 의원은 의혹 해소를 앞세우기 보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거나 타 당 인사를 끌어들이고 무엇을 걸겠다는 등 불필요한 언사를 남발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 큰 문제는 김 의원이 입장문을 내면서 국민들과 당원들 앞에 사과는커녕 유감을 표명하는 말조차 하지 않는 태도"라며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자가, 서민의 아픔을 대변하겠다는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사적이익을 얻기 위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코인을 사고팔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홍근 전 원내대표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본인은 억울해하시는데 이럴 때는, 국민들은 사실 사건의 본질이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태도를 많이 보신다"며 이번 논란에 대처하는 김 의원의 '자세'를 문제 삼았다.

그는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의정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런 코인 투자를 했다는 데 대해서 국민들의 질타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거기에 대해서는 보다 겸손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또 사과할 건 사과하면서 사실관계에 대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나가는 과정을 밟아 나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불법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죠.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불법이 없어보인다"라면서도 "그런데 젊은 사람이 뭐 그렇게 피땀 흘려 일하지 않고 가상화폐 같은 데 투자했느냐는 '국민 정서법'에 관련된 것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고 공인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유감 표명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주식 팔아 코인 투자했다면 예금 감소해야 하는데..."

'김 의원의 해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이날(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정치인은 공직자로서 자신이 일을 수행함에 따라서 불법적이거나 사적인 이익을 취득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검증을 받아야 한다"면서 앞서 김 의원의 해명 내용에 의문을 표했다.

이와 관련, 그는 "사실 주식을 팔았다면 주식이 감소하고 예금이 늘었을 것이다. 또 그걸 가지고 코인 투자를 했다 하면 예금이 감소해야 된다. 그런데 (주식) 감소할 때 얼마짜리를 언제 샀는지 그거에 대한 이것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목하는 부분이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김 의원의 코인 거래를) 이상거래로 탐지했다는 사실"이라며 "보통 은행에 현금 1천만 원 이상을 인출 몇 번 해버리면 신고해버린다. 1천만 원 이상의 현금이 계속 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한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나름대로 열심히 해명을 했는데 전부 다를 까지는 않은 것 같다"며 "예를 들어 2022년도 재산등록에는 일부 숫자가 안 맞는다는 그런 지적이 있지 않나"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지난 8일 입장문에선 보유 주식을 매각해 코인 투자 종잣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의 재산공개내역을 보면 주식 감소 시점에 예금 총액이 10억 원 가량 증가하는 등 해명과 맞지 않는 대목이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참고로, 김 의원은 이에 대한 문제 제기에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8억 원을 현금화 했다"고 추가 해명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계속 명쾌하게 모든 과정을 한꺼번에 밝히지 않는 이상은 계속 이런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공직자가 어쨌거나 주식이나 특히 코인 같은, 그것도 잡코인 같은 걸로 재산 증식하는 데 뛰어들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14일 쇄신 의총 때 '60억 코인' 논란도 논의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9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민석 정책위의장.
ⓒ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은 오늘 14일 예정된 쇄신 의원총회 때 김남국 의원의 '60억 코인' 논란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관련 질문을 받고 "(쇄신 의총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만 아니라 현재 당의 문제점 등을 개선하기 위한 의견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논의한다)"면서 "김남국 의원 사안도 개인 문제가 아니라 당의 문제와도 관련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의원들의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김 의원 관련 논란에 대해) 당원이나 지지자에 국한하지 않고 국민 전체 의견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면서 "현재 가상자산(코인)이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를 재산등록 사항에 신속히 추가하도록 공직자윤리법을 신속히 개정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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