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남국 "코인 수익 나자 원금 9억8000만원 예금으로 돌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코인 투자 뒤 수익이 발생해 투자 원금은 계좌에 따로 빼놨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은행 계좌 잔고 증가분으로 기록된 ‘주식 매각대금’이 실질적으로는 ‘코인 투자 회수 원금’이었다는 주장이다.
9일 복수의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일부 지도부 인사를 따로 만나 본인의 ‘60억 코인 투자’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김 의원은 상세한 투자 내역 등을 지도부에 제시하면서 “LG디스플레이 주식 매각대금 9억8000여만원으로 코인을 샀고, 코인이 오르니까 투자 원금인 9억8000여만원을 회수했다”며 “회수한 원금으로 안산과 여의도 오피스텔 전세보증금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어 “회수한 원금을 제외하고 순수 수익금만으로 아직 코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처음 산) 위믹스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바꿔 현재 약 9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전날 오후 언론에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지금은 다른 가상화폐로 재투자해 여러 종목을 보유 중이고, 현재 보유한 가상화폐 가치는 9억1000여만원”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의 이런 설명을 들은 지도부 관계자는 “그러면 코인 투자 수익률이 90%네”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그 해명을 듣고 지도부는 ‘진작 이렇게 얘기하지 그랬냐, 의혹이 깔끔하게 해소됐다’고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 지도부 관계자도 “김 의원의 해명만 들었을 땐 개인적으로 성실하게 소명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김 의원 입장문 발표 뒤에도 언론이 이런저런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어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코인 투자 원금을 회수했다는 건 그가 전날 공개한 A4 용지 13장짜리 입장문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다. 김 의원은 공개한 내용은 ▶2021년 1월 13일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 매도해 9억8574만원 예수금이 발생했고 ▶2021년 2월 9일~12일 키움증권→ 국민은행→K뱅크를→업비트 순서로 이를 이체했으며 ▶2022년 1월~3월까지 전체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이고 ▶현재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는 9억1000여만원 수준이라는 게 전부다. 김 의원 본인도 그간 언론 인터뷰에서 “(코인을) 현금화한 게 아니라 다른 거래소로 옮겼다”는 등 코인 투자금을 빼낸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 의원이 2021년 말 기준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LG디스플레이 5만676주를 전량 매도해 9억4000만원을 확보했고, 동시에 농협은행 예금 잔고가 10억1400만원 증가했다고 신고한 데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주식 매도 대금 9억4000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는데 늘어난 예금 9억6000만원은 어디서 나왔나. 재산신고 시기마다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인출해 예금을 채운 거라면 대국민 사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김 의원의 공개 해명이 석연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이 코인 투자 원금을 뺀 시기를 특정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위믹스 등 코인 투자 내역을 소상히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민주당의 한 경제통 의원은 “지금까지 해명만으론 숫자가 전혀 맞지 않으니 김 의원이 상세 코인 투자 내역까지 전체 계좌를 다 공개해야 한다”며 “의혹이 더 커지기 전에 당이 윤리감찰단을 가동해 선제적으로 조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지금은 본인이 해명하겠다고 하니 지켜보는 단계”라며 “법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도의적 문제가 있는 거라는 판단이 선다면 당 윤리감찰단이 조사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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