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버티니 홍수 걱정…올여름 ‘물 폭탄’ 경보

장정욱 2023. 5. 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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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월 엘니뇨 발생 가능성 높아
남·중부지역 극단 강우 차 보일 듯
한화진 장관 임진강 유역 현장 살펴
“지나칠 정도의 홍수 대응 필요” 강조
지난 2020년 8월 북한 지역 댐 방류로 역대 최대 수위까지 물이 차오른 임진강 유역 금남댐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연휴 동안 쏟아진 비 덕분에 남부지역 가뭄 걱정을 한시름 놓자 이번에는 올여름 홍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환경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의 전선’ 형성으로 남부와 중부지역에 극단적인 강우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크게 올라 이르면 이달부터 ‘엘니뇨’가 발생할 수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해역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아지는 이상 고온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7월과 8월께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는 많이 내리고, 기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0.5℃ 이하로 낮아지면 ‘라니냐’가 발생한다. 라니냐는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해 맑은 날이 계속된다. 이 때문에 지표면이 가열돼 높은 기온이 오래도록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올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환경부는 홍수 대책 마련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진 장관은 8일 임진강 최북단에 위치한 필승교와 군남댐을 둘러보며 홍수대응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임진강은 유역의 63%가 북한에 위치한 대표 남북 공유하천이다. 이 때문에 북쪽에 집중호우나 홍수가 발생하면 경기도 연천군과 동두천시, 파주시 등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 지난 2009년에는 북한이 저수량 3억t 규모 황강댐 수문을 예고 없이 개방해 임진강 인근에서 야영을 즐기던 우리 국민이 실종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날 환경부 출입 기자단과 함께 연천군 군남면 저수량 7000만t 규모 군남댐과 임진강 최북단 민간인통제선 내 필승교 현장을 둘러봤다.


군남댐(군남홍수조절지)은 1996년과 1998년, 1999년 연이은 경기 북부 지역 대규모 물난리 이후 임진강 유역 수해 방지 대책으로 2010년 6월 준공했다. 한탄강 합류점 약 12km 상류 임진강 본류에 건설한 군남댐은 우리나라 최초 홍수조절 전용 단일목적댐이다.


군남댐 상류 필승교는 홍수 측정장치를 설치해 북측이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했을 때 가장 빠르게 이를 파악할 수 있다. 필승교는 국가위기관리 기준에 따라 준비와 관심, 주의, 경계, 심각 5단계로 구분해 대응한다.


한화진 장관이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군남댐을 방문해 홍수 관리 상황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필승교 수위가 7.5m를 넘으면 관심 단계로 경보방송과 함께 주민 대피 준비를 요청한다. 군남댐 월류가 예상될 경우 경계 단계로 주민 대피를 시행하고, 실제 월류 상황이 발생하면 주민 대피와 응급복구 대책을 수립·시행하게 된다.


현장을 둘러본 한 장관은 “임진강과 북한강 등 남북공유하천 하류 지역 물 안보는 남북협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안전에 있어서는 지나칠 정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원칙 아래 북측댐 방류 상황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관계기관 간 협업체계를 강화하는 등 철저하게 여름철 홍수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현장 방문에 앞서 지난달 24일 유제철 차관 주제로 ‘2023년 제2차 홍수대응 연찬회’를 가졌다. 이날 연찬회에는 기상청과 환경부 소속·산하기관(유역·지방환경청, 홍수통제소,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연찬회에서 환경부는 홍수대응력을 강화하고 협업체계 구축을 논의했다. 각 기관 올 여름철 홍수대책을 공유하고, 홍수대응 관계기관 간 협력 방안을 고민했다.


구체적으로 기상청은 유역별 강수량 예측 기간을 확대(7일→10일)하고 한국형 지역 모델에 기반한 수문기상 정보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기상청에서 댐 유역에 제공 중인 위험기상정보 예측 기간을 확대(36시간→10일)해 댐 운영을 지원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유역·지방환경청은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국가하천 모든 구간과 지방하천 주요지점을 대상으로 홍수 취약 요인을 점검한 결과와 이에 따른 대책 수립 상황을 보고했다.


수자원공사는 댐 방류 때 영향을 받는 하류 취약 지점을 조사한 결과와 조치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홍수기 때 차질 없는 댐 운영을 위한 주요 과제와 환경청, 홍수통제소, 지자체 등과 협업 사항을 점검했다.


필승교에서 바라본 임진강 상류 모습.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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