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동물 이용한 ‘신종 펫샵’ …공정위, 아이조아 서울점 불공정약관 심사

계약해제 및 일체 환불 불가 시정
과다한 위약금 부과…파양비 9배
네 집 중 한 집 반려동물 기른다

반려견 쉼터 ⓒ연합뉴스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주인들이 ‘안락사 없는 요양 보호’라는 명목으로 보호·관리 사업자에게 소유권을 넘기면서 발생하는 불공정약관을 다수 발견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9일 반려동물 파양 관련 신종펫샵 ‘아이조아 서울점’ 파양·입소각서 불공정성 여부 심사청구서를 지난해 10월 접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이조아 서울점은 고객으로부터 반려동물 입양을 의뢰 받아놓고 의무를 제대로 다하지 않았다. 아이조아 서울점은 계약 약관에 자신들 행위에 관해 고객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고 반환·환불도 못 하도록 했다.

공정위가 심사를 시작하자 사업자(아이조아 서울점)는 파양동물입소 후 반환·환불 불가, 최고절차 없는 계약해제, 과도한 위약금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성인 5000명 중 반려동물 사육비율은 25.4%다. 이 중 반려동물 사육자 22.1%가 사육을 포기하거나 파양을 고려한 경험이 있었다.

그 이유로는 물건 훼손·짖음 등 동물 행동문제가 28.8%로 가장 많았고, 예상보다 지출이 많음(26%), 이사·취업 등 여건 변화(17.1%) 순이다.

반려동물 보호·관리 사업자를 찾은 주인들은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새 주인을 만날 때까지 소요되는 관리비와 동물 성질, 관리 용이성, 분양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지는 중개수수료는 통상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로 나타났다. 이번 심사 청구자 또한 약 24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이 반려동물 소유권을 포기하고 파양비를 내면 사업자는 새 주인에게 입양을 보내거나 보호·관리하는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약정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고객 관여를 전면 불가능하게 했다. 또 반환·환불을 불가능하게 해 고객 해제권 행사를 배제하고 사업자 원상회복 의무를 면제했다.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사업자는 고객 관여 불가 조항을 삭제했다. 이어 사업자가 계약내용 미이행 시 고객이 파양동물과 파양비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시정했다.

또한, 파양비 할부금 이행지체 시 즉시 계약이 해제돼 사업자 의무가 중단되고 고객은 파양동물을 즉시 데려가야 했다. 해당 조항은 해제에 필요한 최고절차를 생략하는 부당한 조항이다.

이에 미지급 파양비는 14일 이내 납입할 것을 최고하고 사업자 채무 중단 및 고객 원상회복 의무를 삭제했다.

아울러, 잔금 납부 2주 이상 지체 시 위약금으로 파양비에 무려 9배를 초과하는 20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결국 해당 사업자는 손해배상액으로 연 6% 이자를 규정해 과중하지 않게 시정했다.

한편, 소송 진행 시 승·패소와 상관없이 피양인이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불리한 조항은 민사소송법에 따라 패소자가 부담하게 했다.

공정위는 이번에 적발된 아이조아 서울가맹점 불공정약관은 가맹본부에서 작성한 약관인 만큼 가맹본부 및 소속 가맹사업자들에게도 불공정약관을 자율적으로 시정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김동명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반려동물 파양에 따른 일련의 서비스계약 관행이 정착하기 전 일부 사업자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 점검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